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6-06-16 17:01:50
확대축소
공유하기
▲ 박상현 iM증권 수석전문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iM증권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외환시장을 흔들며 원/달러 환율 최대 변수로 작용한 전쟁 리스크의 끝이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1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것으로 정해질 정도로 구체적이다.
이에 한 때 1600원까지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초반까지 내리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가 소멸하는 시기, 이번 변화는 원/달러 환율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16일 서울 여의도 iM증권 본사에서 박상현 iM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전문위원을 만났다.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수준까지 의미 있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전문위원은 이란 전쟁 종전 영향을 반영한 2026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종착지를 1400원대 중반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현재 1500원 초반에서 추가 하락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전문위원은 “19일 종전 서명식 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면 현재 배럴당 80달러 수준인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등 수출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수입 부담까지 줄어들면 원화 가치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이동하는 주요 운송로다. 앞서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생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제한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다만 박 전문위원은 19일 서명식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기보다는 연말까지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바라봤다.
박 전문위원은 “종전 합의에 대한 영향은 이미 원화 가치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된 상황”이라며 “유가가 완만히 떨어지는 과정 속에서 원화 가치도 점진적으로 강세 분위기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란 전쟁은 올해 초만 해도 알 수 없었던 예상의 범주를 벗어나는 변수로 평가된다. 그런 만큼 전쟁의 여파에 1500원을 웃돈 원/달러 환율도 일반적 수준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벗어나 140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1400원대의 원/달러 환율이 적정 수준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어느새 시장에서는 1400원대 원/달러 환율이 ‘뉴노멀’이라는 시각도 나오지만 역사적으로는 1400원을 넘어선 환율 역시 평범한 수준은 아니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은 한 때 국내 외환시장에서 ‘빅 피겨(big figure)’라고 불리기도 했다. 보기 힘든 숫자라는 뜻이었다.
박 전문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을 찾자면 1300원대까지 진입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바라봤다.
다만 “수급 측면의 변화를 고려하면 이제는 1400원대도 적정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문위원은 전쟁 리스크가 걷힌다면 ‘수급’이 원/달러 환율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이 한미 기준금리 격차, 경상수지, 경제성장률, 미국 달러화 가치 등이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외국인 투자 등 수급의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사실 이란 전쟁이 발생하기 전에는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 수준을 1400원 초반까지도 전망했다”며 “하반기 수급을 포함해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 상황이 나타나면 1400원 초반까지 내릴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원/달러 환율에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문위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를 올려도 연말 기준금리는 3.25%가 된다”며 “미국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태인 만큼(미국의 현재 기준금리 상단은 3.75%) 금리정책이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막아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원/달러 환율이 2026년 말 1450원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
다만 박 전문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하는 과정에서도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은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은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원화가 흔들릴 수 있는 요인들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며 “변동성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감안하고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리스크도 변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이외에도 다른 문제를 꺼내들 수 있고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압박을 줄 수 있어 예측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했다.
박 전문위원은 “기관투자자는 아무래도 대부분 다 환헤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는 등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환헤지 비율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환헤지를 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율이 오를 때 해외투자자산을 매도하는 것보다는 해외투자자산 매수 시기를 조금 지연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전문위원은 대우경제연구소,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에서 일했다. 현재는 iM증권 리서치본부 전문위원과 함께 금융감독원 금융시장분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