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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클래리티법' 진전 국내는 하세월, 가상자산업계는 '제도화 이후' 대비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6-05-15 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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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규정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 입법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면서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관투자자 진입,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등 제도권 금융상품 확대에 앞서 시장 구조와 사업자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규제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온다.
 
미국은 '클래리티법' 진전 국내는 하세월, 가상자산업계는 '제도화 이후' 대비
▲ 미국 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 관련 규범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15일 미국 클래리티법이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표결 절차를 앞두면서 국내 제도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된다.

클래리티법은 특정 투자 상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소관인지 등 가상자산 시장 구조 전반을 정의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클래리티법과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현재 한국 국회에 계류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시장 규제 프레임워크 성격의 법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언제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은 클래리티법 입법 전부터 각 업권별 디지털자산 관련 규정을 손봐 가상자산 현물 ETF,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 등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이 역시도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영리법인 일부만 제한적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할 뿐 일반 법인과 기관투자자 참여는 사실상 제한돼 있다. 현물 ETF 출시도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 투자자 보호 관련 규율은 존재하지만 시장과 산업을 키우기 위한 법안은 부재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얘기는 계속 나왔지만 대주주 지분 등에 걸려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이 규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야 다시 입법 논의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도화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와 금융권은 규범이 명확해진 뒤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협업과 서비스 준비에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현재는 제약이 있는 기관투자,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확대까지 고려하며 금융권과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법인 고객 대상 서비스와 설명회 등을 통해 기관·기업 시장 진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업비트는 2025년 12월 법인 고객 세미나를 열었고 빗썸도 지난해 10월 기업 고객 전용 콘퍼런스를 통해 변화 대응 전략 등을 소개했다.

거래소들은 기관 전담 인력 확보, 법인 전용 거래 기능,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등 기관 맞춤형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구축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규정이 미비하다 보니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신사업 진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전통 금융권과 협업 등을 통해 우선 제도권 연결고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이날 발표된 하나금융그룹의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투자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은 이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65%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등 제도권 금융상품이 허용되지 않은 점도 기관투자자 진입 및 시장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자산업권에서는 미국에서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 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한다.

블랙록의 대표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은 2024년 1월 출시된 뒤 기관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된 성공 사례로 꼽힌다.

투자전문지 FX스트릿에 따르면 블룸버그 ETF 분석가인 에릭 발추나스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가 출시 약 430일 만에 운용자산 1천억 달러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표 지수 ETF인 뱅가드의 ‘VOO’는 같은 규모에 도달하는 데 약 2010일이 걸렸다.
 
미국은 '클래리티법' 진전 국내는 하세월, 가상자산업계는 '제도화 이후' 대비
▲ 캐서린 첸 바이낸스 기관부문 총괄은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스터디(BBS)’에서 기관투자자 진입을 위해 규제 명확화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캐서린 첸 바이낸스 기관부문 총괄은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스터디(BBS)’에서 “ETF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익숙하게 투자해 온 상품 형태”라며 “가상자산 현물 ETF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첸 총괄은 이 행사에서 기관투자자 진입과 가상자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명확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법안이든 규제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며 “명확성이 없으면 기관투자자는 움직이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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