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리스크는 마이크론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호황기가 더 강력해지는 상황에 마이크론이 수혜를 대거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D램 생산공장. <마이크론>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노동조합 파업 리스크가 마이크론 주가에 반사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업이 실현되면 메모리반도체 공급 물량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호황 전망에 증권가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더 큰 수혜를 보며 삼성전자에 파업 기회비용이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12일 “마이크론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삼성전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795.33달러로 하루 만에 6.5% 뛰며 장을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에 걸쳐 약 30%, 1개월 동안 7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배런스는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이 실패해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마이크론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를 비롯한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한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약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약 30%, 마이크론이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파업에 들어가면 점유율을 확대할 여지가 SK하이닉스보다 더 큰 마이크론이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 성과급을 비롯한 임금 협상에 실패하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협상 조건을 놓고 현재 노사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배런스는 총파업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전체 출하량의 약 3%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투자기관 제프리스의 분석을 전했다.
JP모간도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단기적으로 노조 관련 사안이 분명하게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이미 2027년까지 확보 가능한 물량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공급 부족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여부가 수급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간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2028년까지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런스는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 위축은 결국 마이크론 제품의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도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의 리스크 확대 기조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마이크론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 ▲ 삼성전자 HBM3E 및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
투자정보기관 인베스팅닷컴 역시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반에 낙관적 전망 강화를 마이크론 주가 상승에 배경으로 지목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증권사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내고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가장 높은 1천 달러로 제시했다.
도이체방크는 마이크론 경영진과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반도체 시장의 상황을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도록 바꿔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 및 관련 기술 구동에 메모리반도체의 사양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자연히 수요가 급격한 속도로 늘어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공장 증설에 겪는 물리적 한계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중 확대에 따른 생산 능력 감축을 추가 변수로 지목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투자기관 DA데이비슨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인공지능 시대에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과거에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던 ‘사이클 효과’에 여전히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DA데이비슨은 메모리반도체가 결국 CPU보다 더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모델의 발전에는 메모리의 역할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따른 출하량 감소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자연히 마이크론과 같은 경쟁사의 반사이익 및 삼성전자의 기회비용은 모두 커질 수밖에 없다.
인베스팅닷컴은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12일 장중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2%대 하락폭을 나타낸 뒤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가 미국 증시에서 크게 상승한 다음 날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는 일은 다소 이례적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