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10-24 16: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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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웅이 29.7%에 이르는 자사주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치권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움직임에 대응해 자사주 처분이나 교환사채(EB) 발행 등 선제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대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사주를 보유하고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 대웅이 29.7%에 이르는 자사주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자사주를 활용한 자금 조달 길이 한층 좁아진 가운데 대웅이 어떤 선택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 안팎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20일부터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 규제를 강화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사주를 쥔 대웅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시선이 나온다.
금감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상법 3차 개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자, 제도 시행 전에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을 서두르는 기업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종근당홀딩스와 광동제약은 불과 며칠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종근당홀딩스는 강화된 규제 시행 전인 15일 EB 발행 결정을 공시하고, 23일 자사주 담보 EB 발행을 마쳤다. 강화된 EB 서식 요건을 적용받지 않아 재매각 계획을 별도로 기재하지 않아도 발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광동제약은 제도 시행 첫날 공시를 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EB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금감원 확인 결과 실제 내용은 이와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EB 재매각 계획이나 처분 상대방 등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데, 광동제약은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기재했다”며 “이는 사실과 달라 사실에 부합하도록 정정 명령을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금조달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와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사유에 대한 설명도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EB 발행 이후의 계획까지 금감원의 심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운용 폭이 한층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은 광동제약과 함께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수준의 자사주 비율(29.7%)을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광동제약이 전체 자사주(25.1%) 가운데 일부(7.12%)를 정리한 것과 달리, 대웅은 여전히 29.7%에 달하는 자사주를 그대로 쥐고 있어 어떤 활용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웅은 지금까지 자사주를 한 번도 소각하지 않았지만, 최근 강화된 규제 환경을 고려해 일부를 소각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방안으로는 자사주를 관계사와의 지분 교환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광동제약은 올해 9월30일 금비와 삼화왕관과 자사주를 맞교환해 협력 광계를 공고히 했다.
광동제약은 올해 9월30일 금비와 삼화왕관과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금비는 유리병 제조회사, 삼화왕관은 병마개 제조회사로 광동제약과 외주생산 및 자재 확보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종근당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자회사 지배력을 강화에 활용했다. 종근당홀딩스는 2017년 4월 자사주를 자회사 경보제약의 보통주와 교환했다.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회사의 성과와 주가 상승을 임직원 개인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보령은 올해 6월 임직원 2인에 대한 주식 보상으로 자기주식 51만7572주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보유 비율이 2.13%에서 1.52%로 줄었다. 셀트리온도 이달 22일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자사주 5094주를 교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웅 관계자는 “자사주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