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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홍수 80여 명 참사에 트럼프 기후정책 여론 악화, 예산 감축 '급제동'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7-07 13: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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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홍수 80여 명 참사에 트럼프 기후정책 여론 악화, 예산 감축 '급제동'
▲ 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과달루페강에서 폭우로 급격하게 불어난 강물이 급류가 되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텍사스주에서 기습적 홍수에 8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홍수가 기후변화 영향에 강해진 것으로 분석돼 그동안 기후대응 정책 축소를 추진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재난 대응 지원 및 예방 조치 강화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기후대응 관련 예산 및 인력 감축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7일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텍사스주 과달루페강 일대에서 발생한 돌발홍수로 80명이 넘는 사망자 또는 실종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부터 과달루페강 인근에는 4시간 동안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에 강 수위는 불과 1시간 만에 8미터 높아지며 일대를 덮쳤다.

이날 과달루페강 인근에 위치한 '캠프 미스틱'에서는 청소년 여름 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행사에 참석한 인원 다수가 급격히 불어난 강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희생됐다.

로이터는 전체 사망인원 가운데 28명이 해당 캠프에 참여한 10대 소녀들로 확인됐고 희생자들 외에도 실종자가 41명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데이터베이스와 미국 기후학계 발표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1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할 확률이 있는 사건으로 분석됐다. 이에 기후 전문가들은 사실상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번 홍수가 발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니얼 스웨인 캘리포니아 주립대 농업천연자원학과 기후학자는 로스엔젤레스타임스를 통해 "이번과 같은 돌발홍수는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 가운데 하나"라며 "지구온난화로 다른 어떤 기상 재난보다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이 불필요하다며 해양대기청, 기상청, 환경보호청(EPA), 항공우주국(NASA) 등 기후대응 기관들의 예산과 인력을 줄여왔다.

에릭 홀트하우스 미국 기상학자는 가디언 사설을 통해 "미국 기상청의 인력 부족이 홍수 재난 경보를 어느 정도 저해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는 재난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릭 스핀라드 전 해양대기청 국장도 로이터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는 해양대기청에서 수천 명이 넘는 인력을 해고했다"며 "이것이 이번 예보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투명하지만 기관들의 시기적절하게 예보를 전달하는 능력은 저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상청은 참사가 발생하기 12시간 전에 비가 내릴 것을 예측하기는 했으나 최대 강수량은 실제 내린 비에 한참 못 미치는 약 200mm로 예보했다. 6일(현지시각) 오후 10시 현재 추가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홍수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홍수 80여 명 참사에 트럼프 기후정책 여론 악화, 예산 감축 '급제동'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에어포스 원에 오르기 전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내 진보 정치인들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명백히 트럼프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호아킨 카스트로 텍사스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CNN을 통해 "이번 홍수 사태에 기후변화는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홍수는 전국의 더 많은 지역, 전 세계적으로 더 자주 발생하고 있고 우리는 이 현실을 반드시 직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비극을 막는 것에 도움이 되는 기상청의 핵심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은 큰 문제"며 "기관들의 리더십 공백을 그대로 두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콧 위너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도 공식성명을 통해 "트럼프와 머스크가 기상청을 완전히 마비키셨다"며 "이번 참사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지만 그들로 인해 끔찍한 홍수로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집중되는 비판에 트럼프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참사를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부끄럽고 역겹다"며 "트럼프 정부는 이 재난 속에서도 수백 명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 응급 구조대원들에 감사를 전하며 텍사스주 복구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결국 이번 재난 사태에 기존에 계획했던 예산 및 인력 감축 계획을 일부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홍수 사태의 수습을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맡기기로 했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재난 대응을 전담하는 연방 기관으로 조 바이든 정부 시절에는 기후변화로 강해지는 재해 대책 수립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연방재난관리청을 올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해 완전히 철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연방재난관리청은 이미 전체 인력의 약 10%를 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연방재난관리청 폐지에 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은 지금 바쁘게 일하고 있으니 그 얘기는 여기서 끝내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트럼프 정부는 그 외에도 기상청에 추가 지원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은 공식성명을 통해 "기상청은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긴 했으나 정확한 강수량은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를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업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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