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전기차 공장 전시실에서 1일 방문객이 SU7 울트라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배경에 삼성전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과거 스마트폰 부품 납품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샤오미에게 전기차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길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사업을 펼치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 자체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 샤오미와 갈등을 생겨 스마트폰용 아몰레드(AMOLED) 패널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세계 시장에서 아몰레드 패널와 관련해 독점적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에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직접 사과하고 한국 본사까지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서는 이러한 공급사 변수를 줄이기 위해 미리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샤오미는 공급업체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부품 공급을 중단했던 뼈아픈 경험에 기반해 전기차 공급망에 미리 투자하는 선견지명을 보였다”라고 분석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첫 전기차 SU7을 선보인 뒤 올해 6월26일 2번째 차량인 YU7을 공식 출시했다.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를 30만 대에서 35만 대로 최근 상향 조정했다.
차량 출시 이전부터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센서 등 전기차 공급망의 거의 모든 부문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일부 부품을 자사 전기차에 탑재했다.
조사업체 장퉁셰는 샤오미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전기차 공급망에 투자했던 금액을 16억 달러(약 2조1851억 원)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샤오미는 니오나 샤오펑 등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과 달리 자체 공장도 건설했다.
블룸버그는 샤오미가 부품 공급망 구축 외에 BMW나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완성차 기업 임직원을 적극 영입했다는 점 또한 전기차 사업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올해 3월 주행보조 기술로 중국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샤오미 고객층은 끈끈하다”라며 “새로 출시한 SU7은 테슬라 차량과 경쟁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