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아 정부 업무에 참여한 성과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다수의 기업에 사실상의 특혜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아 정부 업무에 참여한 성과가 이미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다양한 정부 계약 수주와 규제 완화로 성장가도를 달리기 훨씬 유리한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 NBC뉴스는 12일 “일론 머스크가 정부 규제로 고민하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뒤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네트워크 업체 X와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테슬라와 우주항공 업체 스페이스X, 인공지능 신경망 전문 기업 뉴럴링크 등 다수의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위성 등 정부 규제와 밀접한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적극 도우며 정부효율부 수장도 맡아 역할을 확대한 것은 결국 정부의 규제 완화를 노린 행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정부에서 맡던 역할을 약 4개월만에 대폭 축소하며 사실상의 은퇴 선언을 했다. 이는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됐다.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데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정부 참여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대신 다른 CEO를 선임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힘을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의 역할 축소는 미국 정부가 투표를 거치지 않은 공동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일론 머스크는 예외가 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공식 직함도 없이 막강한 권한을 남용한 것은 결국 지속가능하지 않은 변칙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테슬라 이외에 일론 머스크의 다른 기업들은 지난 수 개월에 걸쳐 충분한 수혜를 거뒀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가 수십억 달러의 정부 계약을 수주한 점과 스타링크가 미국 전역의 고속 통신망 구축에 참여한 것, 트럼프 정부 영향력을 활해 해외 진출에 성과를 낸 사례가 대표적으로 제시됐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수혜는 충분히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가 2024년 11월19일 미국 텍사스 스페이스X 로켓 실험 설비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결국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자리잡아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수혜를 본 부분은 정부 계약이 아닌 규제 완화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NBC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뒤 법무부가 스페이스X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한 것과 노동부가 테슬라를 상대로 한 조사 계획을 취소한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일론 머스크의 기업을 상대로 한 정부 규제기관의 조사가 수 개월째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의 안전성 조사도 포함된다.
NBC는 법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가 정부 기관의 인력 구조조정 업무를 전담해 온 만큼 이러한 규제당국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모두 규제 당국을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사실상의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를 거두게 됐다는 의미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펴낸 보고서를 보면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이 규제당국에서 20억 달러(약 2조8천억 원)에 이르는 벌금을 피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들 기업이 앞으로 규제 완화에 따라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전적 이득은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NBC는 미국 항공청이 스페이스X의 로켓 시험발사 허용 건수를 연간 25건으로 5배 늘렸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의 미국 정부 합류가 이해관계 충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트럼프 2기 정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부 사업 수주와 규제 완화를 비롯한 사실상의 특혜가 계속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며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NBC는 이러한 사례가 일론 머스크의 기업에만 주어진 특혜인지, 아니면 트럼프 정부에서 기업 전반에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이 현실화되고 있는지 판단하기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결국 “일론 머스크의 이해충돌 문제와 관련한 논란은 조용히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가 정부 업무 참여를 통해 거둔 실익을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