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가 1분기 호실적으로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신 대표는 해외주식 거래부문의 안정적 성장세에 더해 올해 기업금융(IB) 등 홀세일부문 사업확대를 본격화해 수익성 개선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가 2025년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 목표에 청신호를 받고 있다.
8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회사 출범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이 2025년 영업이익 122억 원, 순이익 123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이 특히 해외주식 매매를 중심으로 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부문 수수료손익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4개 분기 내내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카오페이증권이 1분기 시장 전반적으로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서도 점유율 확대를 통해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며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한 달 전 보고서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올해까지는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1분기 실적발표 뒤 전망치를 조정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올해 첫 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이익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5년 1분기 매출 447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거뒀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158%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1분기 말 기준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이 18조1천억 원으로 54% 늘어났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의 분기 주식 거래건수는 2024년 1분기 2천만 건에서 7200만 건으로 뛰었다. 주식모으기 등 서비스를 통한 신규 사용자 유입, 기존 사용자의 거래회전율이 모두 증가한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고객 기반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전체 예탁자산 규모도 2조7천억 원에서 4조2천억 원으로 56% 뛰었다.
신 대표가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을 맡은 뒤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잘 하는’ ‘잘 할 수 있는’ 리테일부문에 역량을 집중해온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대표는 올해도 강점인 리테일사업부문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더불어 IB 등 사업확장으로 이익체질 개선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 등 리테일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7일 카카오페이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 내용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리테일과 홀세일부문 매출 비중이 9대 1 수준이다. 1분기 기준 홀세일부문 매출도 10%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해외주식을 필두로 한 리테일(66%)부문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더디다.
▲ 카카오페이증권이 2025년 4월 여의도에 새로운 사무실을 개소하고 전체 회사 인력의 3분의 1을 이전했다. <카카오페이증권>
홀세일은 기업금융, 부동산금융 등 법인과 기관 대상 금융서비스로 안정적, 장기적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증시 변동성에 민감한 리테일부문 의존도를 줄여 중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회사 외형을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신 대표는 올해 회사의 최우선 목표였던 연간 흑자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금융 등 홀세일사업의 확장에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월 기업금융본부 조직개편에 이어 4월 기존 판교오피스에 더해 한국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에 사무실을 열면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밀집한 여의도 자리잡고 업계 네트워크를 넓히면서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기업금융 영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인력 보강에도 힘을 싣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4년 11월 기업금융사업을 총괄하는 투자금융그룹장에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초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부문 등 핵심 사업조직 임원도 새롭게 꾸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0년 출범 뒤 2021년 영업손실 178억 원을 거뒀다. 2022년 474억 원, 2023년 515억 원으로 적자가 계속 증가해왔다. 하지만 신 대표 취임 첫 해인 2024년에는 영업손실을 252억 원으로 크게 줄였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기대보다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면서 전체 연결 수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증권은 올해 해외주식 사업 성장 지속 등으로 리테일부문 50% 이상 성장과 홀세일부문의 안정적 수익 창출 및 시너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여의도 입성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여의도 신규 사무실 개소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판교를 기술 거점으로, 여의도를 금융 네트워크 교두보로 삼아 차세대 증권사로 위상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