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5-05-08 14: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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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무역협회가 한국산 반도체·의약품에 관세 부과를 면제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무역협회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무역업계 의견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7일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의약품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수입 반도체, 의약품에 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국가안보 위협 조사를 공식 개시하고, 5월7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미국 무역확장법에 따르면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할 수 있다.
무역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한국의 반도체, 의약품 수출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저해할 위험이 없어 ‘232조 조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범용재 성격의 메모리 반도체이며,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 장비 등 고부가 제품을 수출하며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무역협회 측은 강조했다.
관세 조치 등 불확실성 증가가 한국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미국 투자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또 무협은 스마트폰, 노트북, 디스플레이 모듈 등 광범위하게 설정된 반도체 파생 제품의 대상 범위를 축소할 것을 요청했다.
의약품에서는 한국 바이오제약사들은 저렴한 의약품을 공급해 미국 내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며, 미국 원료의약품을 기반으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거나 미국 기업의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등 미국 기업과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미국산 원료 의약품을 임가공해 생산한 완제 의약품 △미국 내 의약품 접근성 제고에 기여하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와 복제(제네릭) 의약품 △미국 바이오 제약 기업이 한국 기업에 위탁생산을 요청한 바이오 의약품 등은 관세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성대 무협 통상법무대응팀장은 “품목, 기업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미국의 일률적 관세 조치는 부작용이 크다”며 “통상 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의 부담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관세 조치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