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기준 BNK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69%, 연체율은 1.12%로 1년 전보다 높아졌다.
JB금융지주 역시 고정이하여신비율 1.19%, 연체율 1.52%로 2024년 1분기보다 소폭 악화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하락한 연체율이 다시 오르며 건전성 관련 우려가 재차 제기됐다.
전반적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으며 시중금융지주들도 이전보다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1분기 말 각 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살펴보면 KB금융(0.76%), 신한금융(0.81%), 하나금융(0.70%), 우리금융(0.69%) 모두 지역금융지주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는 수도권보다 지역 경기 악화가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역금융지주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거점 점포를 두고 있는 만큼 지역 경기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은행은 지역 중소기업 및 개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계속되는 지역 경기 침체는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부실로 이어진다.
이에 지역은행들의 대손비용이 악화하며 지주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지주 실적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은 감소했지만 지역 경기 부진에 따른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비용이 증가했다”며 “대손비용률은 0.93%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당분간 경상적 대손비용 악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궁극적으로 내수 경기 회복 등 건전성 관련 부담이 해소될 때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금융지주가 생존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는 은행 계열사의 시중은행 전환이 꼽힌다.
BNK, JB금융지주와 함께 지역금융지주였던 iM금융은 지난해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iM뱅크로 사명을 바꿨다. iM금융은 올해 1분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순이익을 냈다.
다만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대주주 요건 등에 따라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또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영업 기반을 확장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iM금융 iM뱅크는 지난해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됐지만 아직 거점지역 밖까지 영업망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JB금융지주는 2024년 하반기 소폭 하락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련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역금융의 다른 선택지로는 비대면 영업 확대가 꼽힌다.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영업에 활용하면 지역 밖의 고객에도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 부산은행은 케이뱅크, 경남은행은 토스와 협력 중이다. JB금융은 광주은행과 토스뱅크,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와 협업해 공동대출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유사하게 제주은행은 시중금융지주인 신한금융 산하에 있지만, 지역 기반 영업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최근 ‘ERP뱅킹’ 전환을 추진하며 디지털 영업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또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는 ‘공동 인공지능(AI) 거버넌스’를 수립하고 디지털 기술 협력과 혁신금융을 강화하고자 협업하고 있다.
지역금융은 국내 경제 활성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다하며 독자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영업망 확대와 건전성 관리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본부장은 칼럼에서 “지방은행은 시중은행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은 지역 중소기업에 은행자금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다만 시중은행보다 높아진 부실여신 비율을 최소한 유사한 수준까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