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GS건설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신규수주를 기록했던 지난해 좋은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신규수주 4조655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조3020억 원보다 41% 증가하면서 올해 연간 수주목표인 14조3천억 원의 32.6%를 채웠다.
GS건설은 지난해 연간 신규수주 19조9100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도 1분기에만 연간 목표의 3분의 1 가까운 일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최근 GS건설의 신규수주 실적을 분기별로 보면 허 사장 체제가 들어선 뒤 매분기 4조 원 이상의 새 일감을 안정적으로 따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은 2023년 2분기(신규수주 3조5920억 원)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신규수주가 1조9790억 원, 2조4650억 원으로 축소됐다. 2023년 연간으로도 그해 목표치에 29.8% 미달한 10조1844억 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후 허 사장은 본격적으로 GS건설을 이끈 2024년 1분기 3조 원대(3조3020억 원)로 신규수주를 회복한 뒤 2분기 5조488억 원, 3분기 4조6143억 원에 이어 지난해 4분기 7조 원에 육박하는 신규수주(6조9492억 원)를 달성하며 일감 확보에 공을 들였다.
GS건설 수주잔고는 꾸준한 신규수주에 힘입어 2023년 말 54조199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63조5357억 원까지 확대됐다.
허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내세워 안정적 성장을 위한 내실을 강조해 왔는데 수주의 질적인 측면에서 이런 기조가 확인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주택사업과 플랜트사업의 신규수주를 크게 늘리며 향후 실적 개선의 기반을 쌓아 뒀다. GS건설은 지난해 건축·주택사업에서만 9조7141억 원을 수주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3조3천억 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플랜트사업에서는 1년 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3조132억 원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앞서 새 일감을 대폭 늘린 플랜트사업에서 237억 원으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엿지만 주택사업에서만 3조8971억 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허 사장은 풍부한 일감을 쌓아둔 주택 및 플랜트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실을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실적 확대를 향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GS건설은 1분기 건축·주택사업에서 매출총이익률(GPM) 9.5%를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 자체 목표로 삼은 매출총이익률 8.5%를 1분기부터 웃돌았다.
주요 요인은 공사비 갈등을 겪던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사업(장위자이 레디언트)과 관련해 3월 305억 원의 도급증액 계약을 맺은 점이 꼽힌다.
이어 2분기에도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사업(메이플자이)과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에서 각각 조합과 진통을 끝내고 맺은 도급증액계약이 수익성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 건축·주택 부문은 2분기에도 준공 예정인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와 메이플자이에서 추가 도급증액이 예상된다”며 “올해 이 부문 예상 매출총이익률은 9.2%로 당초 계획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플랜트사업에서는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직전 분기보다 4.5포인트 축소된 2.4%에 그쳤지만 향후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수주했던 대형 플랜트현장인 ‘사우디 파딜리 가스전 프로젝트(기본도급액 1조7897억 원)’, ‘동북아LNG허브터미널 1단계(5879억 원)’, ‘LG화학 오로라 프로젝트(7142억 원’ 등의 실행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원가율을 100%로 집계한 탓에 1분기 플랜트사업에서 부진한 수익성을 냈다.
다만 올해 안에 본 예산이 편성돼 원가가 현실화한다면 다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우선 GS건설은 4월4일 공시를 통해 동북아LNG허브터미널 1단계 사업의 공사비를 기존 5879억 원에서 7057억 원으로 늘린 수정계약을 공시하기도 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GS건설 플랜트 부문은 2분기부터 현장별로 실행 예산이 확정될 때 정상적 마진을 보일 수 있다”며 2분기 플랜트 부문 예상 매출총이익률을 8.0%로 제시했다.
허 사장은 주력 사업에서는 실적 개선 전망을 품고 있는 것과 견줘 신사업 측면에서는 확실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GS건설은 최근 신사업의 몸통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시장과 소통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에너지기업 타카(TAQA)가 GS이니마 인수를 위한 2차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계약 성사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GS이니마의 통매각을 추진하는 만큼 허 사장에게는 GS건설의 남은 주요 신사업인 모듈러사업의 성장이 중요한 상황으로 읽힌다.
GS이니마가 GS건설 신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 신사업 부문에서 플랜트 부문과 인프라 부문보다도 큰 매출 3945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2200억 원가량이 GS이니마에서 발생했다. GS건설 신사업에서 절반 이상이 GS이니마의 기여인 셈이다.
다만 GS건설 모듈러사업은 전체 산업이 아직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탓에 아직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 GS건설이 준공한 PC 공동주택 목업 사진. < GS건설 >
GS건설은 국내 시장에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공장에서 제조한 뒤 현장에서 시공하는 구조물) 제품 자회사 지피씨와 목조 주택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로, 해외 시장에서는 목조 주택 자회사 단우드와 철골 건축물 자회사 엘리먼츠유럽으로 모듈러 사업을 하고 있다.
각 계열사별 지난해 매출을 보면 지피씨가 870억 원, 자이가이스트가 149억 원, 단우드를 포함한 GS건설 폴란드법인은 3989억 원, 엘리먼츠유럽은 9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지피씨와 폴란드법인이 각각 55억 원, 207억 원을 낸 가운데 자이가이스트는 55억 원, 엘리먼츠유럽은 446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2023년과 비교해보면 자이가이스트 매출이 10배 이상, 엘리먼츠유럽 매출이 44.7% 뛰었다. 다만 지피씨와 폴란드법인의 외형이 줄고 엘리먼츠유럽의 순손실은 72.2%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 기여도 및 흐름에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에는 엘리먼츠유럽의 영국 개별 프로젝트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면서 400억 원 안팎의 추가 원가가 반영됐다. GS건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04억 원으로 기존 시장기대치(812억 원)를 밑돈 데에는 해외 모듈러사업에서 본 손해가 반영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엘리먼츠유럽은 관련 프로젝트의 경영진단 결과 이후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실적 개선 방향성은 점차 뚜렷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GS이니마 매각 이후 중장기 성장전략 제시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외 목조 모듈러주택 사업은 독일을 주력으로 인접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 PC 사업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목조 모듈러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도 B2B(기업 사이 거래)뿐만 아니라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B2G(기업과 정부 사이 거래)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