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는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해외 언론의 논평이 나왔다.
한국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과 가계부채 증가, 소비 위축과 재벌기업 중심의 경제 등 약점을 모두 안은 상태에서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였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 한국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쉽지 않은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해외 전문가 논평이 나왔다. 사진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4일 닛케이아시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윤 대통령의 위험한 시도는 한국이 전성기을 맞이하기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이 정치적 생명을 끝낼 수 있는 행위라고 평가하며 한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한층 더 키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종식을 목표로 앞세웠지만 결국 이번 정부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부’로 만들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윌리엄 페섹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측이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 시도를 20년째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노려 규제 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계획을 내놓았음에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정부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더 뚜렷하게 나타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윌리엄 페섹은 “윤 대통령은 한국을 어떠한 글로벌 펀드 매니저도 투자를 고려하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었다”며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필리핀이나 태국 등 국가와 견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중국발 경제 성장 둔화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 위협에 직면한 데다 가계부채 증가, 소비 위축, 재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등 오래된 약점을 모두 안은 상황에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여러 경제적 악재를 맞이한 채 한국이 새해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윌리엄 페섹은 “윤석열 대통령은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위치를 걱정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는 점을 다시금 알려줬다”고 전했다.
아시아 경제 전문가로 유명한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와 배런스,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칼럼을 기고하며 활동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