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가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15일 AP통신 등 외신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자선가로 알려진 폴 앨런이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치료를 받았던 림프종이 재발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어 맨’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별세

▲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앨런의 타계 소식을 듣고 “앨런 없이 개인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우리 산업은 개척자를 잃었으며 우리 사회는 선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앨런은 게이츠 못지않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의 공신이었다.

앨런은 14살 때 두 살 어린 게이츠를 처음 만나 함께 프로그래밍 실력을 쌓았다.

대학에 진학한 2년 뒤 중퇴하고 게이츠를 설득해 1975년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198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컴퓨터의 조상격인 ‘IBM PC’에 들어갈 디스크 운영체제(DOS)를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운영체제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

앨런은 프로그래머 팀 패터슨으로부터 운영체제 ‘Q-DOS’를 5만 달러에 사들인 뒤 게이츠와 함께 Q-DOS를 개조한 MS-DOS를 내놓고 IBM의 컴퓨터에 탑재했다. 

앨런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한 컴퓨터회사였던 IBM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었다.

앨런은 1983년 암이 발견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분을 손에서 놓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과 함께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앨런의 회고록 ‘아이디어 맨’에 따르면 그가 암 진단을 받고 일의 효율이 낮아지자 게이츠가 그의 지분을 사들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지분을 내놓지 않았다.

앨런은 이렇게 쌓은 부를 비영리 연구활동에 투자했다. 1986년 투자회사 벌컨을 설립하고 기술·미디어·과학탐구 등 연구에 투자했다.

자선활동에도 힘썼다. 생전 20억 달러 이상을 과학·기술·교육·환경·예술 등의 분야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2003년 비영리단체 ‘앨런 뇌과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5억 달러를 기부했다. 앨런 뇌과학 연구소는 무료로 자료와 연구도구를 제공해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법과 관련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앨런은 2014년 에볼라가 창궐했을 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에볼라 퇴치에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는데 개인 기부자로는 최대 규모였다. 

TackleEbola.org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에볼라를 향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기금을 모으는 통로를 마련하기도 했다. 

앨런은 스포츠를 좋아해 미국프로농구(NBA) 명문구단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와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씨호크스의 구단주로 팀을 운영했다. 30대에 NBA 구단주가 된 뒤 “꿈이 실현됐다”고 말한 일화가 있다.

앨런은 1953년 1월21일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1975년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립하고 암 진단을 받은 1983년까지 함께 경영했다.

1986년 투자회사 벌컨을 세우고 회장을 역임했다. 2000년 공식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에서 사임한 뒤 전략 고문으로 활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