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합병해 외형 성장에 성공한 만큼 내실을 다지기에 들어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이 자발적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사업적 측면에서 PCA생명과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진 만큼 이제는 새 국제 회계기준 도입에 적극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 희망퇴직으로 PCA생명 합병 뒤 내실 다지기 들어가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사장.


미래에셋생명은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300여 명을 희망퇴직시키는 등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곳이지만 2년 동안 별다른 인력 조정은 없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6년 11월 PCA생명 인수를 결정한 뒤 PCA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시 PCA생명을 품에 안는 만큼 두 조직의 화학적 융합을 통해 통합 미래에셋생명의 안착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미래에셋생명이 그동안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펼쳐왔던 만큼 당시 PCA생명 안팎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자 인수할 때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PCA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직접 직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지금은 PCA생명이 미래에셋생명에 흡수통합되고 조직이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생명은 상반기에 순이익 541억 원을 거뒀다. 2017년 상반기보다 66% 늘었다. PCA생명 합병으로 시저지를 내면서 미래에셋생명의 강점인 변액보험 수수료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래 기업가치도 높아졌다. 미래에셋생명의 신계약가치(VNB)는 상반기에 540억 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28% 늘었다. 신계약가치는 상품 판매로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판매 시점에서 평가한 질적 측정 지표다.

다만 PCA생명 인수로 미래에셋생명의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1009명에서 올해 6월 1180명으로 171명 늘었다.

생명보험사들이 새 국제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생명보험사 25곳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6월 2만5368명에서 1년 동안 2만4902명으로 466명 줄었다. 

미래에셋생명이 외형 성장에 힘쓰면서 지급여력(RBC)비율은 떨어졌다.

미래에셋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6월 말 기준 206.7%로 나타났다. 3월 말보다 9.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6월에 인수한 베트남 프레보아생명이 올해 5월 베트남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투자금액이 가용자본에서 빠져나간 데다 규제 변화에 맞춰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관련 위험액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보험부채 평균 부담금리는 3.91%로 낮은 수준으로 여유가 있지만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줄일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하 부회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새 국제 회계기준 등에 대비한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며 “질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을 이어가면서 은퇴설계시장을 선도하는 1등 보험사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19일까지 자발적 신청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