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ENM 대표이사가 동남아에서 미디어 커머스를 꽃 피울 수 있을까?

허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뚝심으로 추진해온 문화사업을 CJENM을 통해 꽃 피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번 케이콘의 성공적 개최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  
 
[오늘Who] 허민회, 동남아에 CJENM 미디어커머스 성공적 첫 발

허민회 CJENM 대표이사.


1일 업계에 따르면 CJENM이 최근 태국 방콕에서 케이콘을 연 데는 본격적으로 동남아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CJENM이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첫 케이콘을 연 뒤부터 지금까지 동남아에서 케이콘을 열었던 적은 없다.

CJENM 관계자는 “태국은 동남아에서 음악 등 여러 한류를 이끌어가는 나라”라며 “이번 케이콘 2018을 기점으로 동남아를 개척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CJENM은 9월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열린 이번 케이콘 2018에서 콘서트와 컨벤션 등 행사를 통해 모두 4만2천여 명의 현지 관객을 한 자리에 모았다.

허 대표는 7월 통합법인 CJENM이 출범한 뒤 줄곧 동남아를 바라봤는데 이번 태국 케이콘을 발판삼아 동남아사업에서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케이콘은 아이돌그룹의 공연으로 관객을 모은 뒤 함께 열리는 행사를 통해 K푸드, K뷰티 등을 알리는 CJ그룹의 글로벌 문화축제다. 케이콘은 지금까지 미국, 일본,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호주 등 세계에서 모두 82만3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CJENM은 최근 베트남에 세운 대규모 미디어 커머스 스튜디오를 거점으로 동남아에서 미디어 커머스사업을 키우고 있다.

CJENM은 7월 베트남에 미디어 커머스를 위한 ‘다다스튜디오’의 문을 열었다. 현재 이곳을 통해 ‘다다스튜디오 콘테츠 통합 솔루션 상품’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다스튜디오를 통해 미용, 생활, 장난감, 트렌드 분야 5개와 홈쇼핑을 디지털로 재해석한 ‘1분 홈쇼핑’까지 모두 6개 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허 대표는 다다스튜디오를 세계에서 가장 큰 비디오 커머스 전문회사로 키워낼 방침을 세웠다. 비디오 커머스는 영상(Video)과 판매(Commerce)를 합친 말로 모바일 환경에 맞춘 짧은 동영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판매방식을 뜻한다.

동남아 고객을 겨냥한 자체 브랜드도 기획하고 있다. 올해 패션, 주방용품, 의류 등 여러 분야의 자체 제품을 제작한다.

케이콘 등 행사를 통해 동남아시아 문턱을 낮춘 뒤 CJ오쇼핑을 통해 자체 브랜드 등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CJ오쇼핑부문에서 자체 상품의 해외 취급고로만 350억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 대표는 두 회사의 통합을 발표할 당시 “(CJENM을)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등과 경쟁하는 세계적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첫발을 동남아에서 내딛게 됐다.

동남아는 인구만 6억 명이 넘어 세계적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차세대 글로벌 시장이다. 한국 드라마, 음악, 게임 등 한류 콘텐츠 사업에 관심이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허 대표 역시 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인근 국가로 CJENM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CJENM이 태국에서 성공적으로 케이콘을 마친 것은 주가에도 훈풍을 몰고 온 것으로 보인다.  

1일 CJENM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1%(7700원) 오른 25만57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9월13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허 대표는 CJ그룹 안에서 미디어 커머스분야를 직접 이끈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새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허 대표가 CJ오쇼핑을 이끌던 3월 CJ오쇼핑은 코미디빅리그 출연진이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한 코빅마켓을 기획해 하루 매출 10억 원을 냈다. 평소 같은 시간대보다 시청률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인기 아티스트 슈퍼주니어가 CJ홈쇼핑 채널에 출연하자 시청률이 평소보다 6배 가량 뛰었다. CJ오쇼핑은 당시 롱패딩으로만 매출 21억 원을 벌어들였다.

허 대표는 1962년에 태어나 부산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같은 해 CJ제일제당 경리팀과 자금팀, 1997년 CJ투자증권 경영리스크팀장, 2002년 CJ헬로비전 경영지원본부장과 경영지원실장, 2011년 CJ푸드빌 운영총괄을 지냈다.

2012년 CJ푸드빌 대표이사, 2016년 CJ오쇼핑 대표이사 등을 거쳐 올해 7월부터 CJ오쇼핑과 CJE&M의 통합법인인 CJENM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