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가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유통주식 수를 늘리는 등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 코스닥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데다 경쟁업체들도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 하반기 코스닥 침체 뚫고 상장 성공할까

▲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삼아 8월 말에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일반적으로 상장 예비심사에 45영업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말에 한국거래소로부터 심사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의 벤처캐피탈 계열사로 미래에셋대우가 지분 77.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AUM) 규모는 3409억 원으로 국내 벤처캐피탈 가운데 15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공모자금을 구주매출 없이 100% 신주 발행으로 조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모 자금은 자기자본투자(PI)에 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5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12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9월20일 5:1 비율로 액면분할을 실시해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로 하는 등 상장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5년에도 상장을 검토했지만 당시 벤처투자 환경이 좋지 않아 발을 뺏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벤처투자 활성화정책을 펼치면서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모험자금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데다 민간영역에서도 벤처펀드가 활성화되면서 영업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추면서 벤처기업들의 기업공개가 활발해져 자금회수가 한결 수월하진 점도 벤처투자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순이익 75억8천만 원을 냈다. 2016년보다 226.7% 급증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벤처캐피탈의 기업공개는 직전년도 실적이 큰 영향을 끼치는 편으로 올해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장의 적기로 보여진다”며 “올해 상반기에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신흥국의 금융 불안, 국내 ‘고용 쇼크’ 등으로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상반기보다는 미래에셋벤처투자 공모의 흥행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

정부가 상반기에 정책을 발표한 직후와 비교해 상장된 벤처캐피탈의 주가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올해 3월에 코스닥에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상장 첫날 1만6900원에 장을 마치며 화려하게 입성했지만 그 뒤 주가는 꾸준히 떨어져 6천 원 중후반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우리기술투자와 에이티넘인베스트 등 다른 벤처캐피탈 주가도 올해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로 꼽히는 아주IB투자와 KTB네트워크 등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같은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