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날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과 제2차관을 지낸 자유한국당의 대표적 예산·경제 전문가로 정부의 경제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30년 송언석, 한국당에서 문재인 경제정책에 날 세워

▲ 송언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의원이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러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등 경제정책 전반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정책진단 세미나에서 “이번 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등을 말하지만 가고자 하는 목표와 수단을 스스로가 알지 못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내용과 목표,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 등을 달라고 했더니 (정부는) 자료가 없다고 한다”며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 경제정책의 두 바퀴라고 했는데 그럼 혁신성장의 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성장의 범위를 정확하게 범주화하기 힘들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구체화하지도 못한 채 말로만 떠들고 있다며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정부에게 경제가 맡겨져 있다고 날을 세운 것이다.

송 의원은 21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소득 분배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국민들이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오호통재(슬프거나 안타까운 마음을 일컫는 사자성어)라 경제야’라고 탄식하며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6월13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당선된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20대 하반기 국회가 그의 첫 정치활동 무대다.

송 의원은 1963년 생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땄다.

행정고시 29회에 합격해 기획예산처 예산실 건설교통예산과 과장과 재정전략실 재정정책과 과장, 기획재정부 예산실 경제예산심위관, 행정예산심위관, 예산총괄심의관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2차관까지 오르며 30년 넘게 기획재정부에서만 일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제학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데다 한 해 배정되는 수십~수백 조 원의 정부 예산을 담당하는 업무에만 몸담았던 경험에 기반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9월2일 국회에 제출될 기획재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게 되는데 송 의원이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존재감을 보일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게서 2019년도 총지출 요구안(458조1천억 원)을 받았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으로 460조~470조 원가량을 책정해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화, 양극화, 저성장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재정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3조 원)과 근로장려금(3조8천억 원) 등에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고 가정하면 재정 확대는 필수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송 의원이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들을 놓고 볼 때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에 제동을 걸려고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송 의원은 올해 5월 국회에서 정부 주도의 재정 확대를 위해 약 4조 원에 가까운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하지하책(가장 나쁜 방법을 일컫는 말)”이라며 “해도 해도 안되니 이거라도 하자는 식으로 꺼내는 카드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는 일시적이고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7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경제는 사회 전체가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인데 한쪽 측면만 강조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며 “정부 정책 가운데 잘못된 부분은 확실하게 짚어주고 대안을 제시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