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백승욱, 루닛의 인공지능 의료진단 길 활짝 열다

▲ 백승욱 루닛 대표이사.

'최연소' 4차산업혁명위원인 백승욱(35) 루닛 대표이사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영상 판독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닛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루닛인사이트'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상용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루닛은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기업에 꼽힌 유일한 한국 기업인데 정부의 노력대로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관련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20일 루닛인사이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받은 것을 두고 “일반인들도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얻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17일 인공지능을 적용해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루닛인사이트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루닛인사이트는 CT영상이 아닌 단순촬영(X레이)만으로 폐결절을 진단할 수 있다. 루닛인사이트를 사용했을 때 진단 정확도는 94.3%로 기존 방법으로 했을 때 89.5%보다 높아졌다.

루닛인사이트는 지난해 식약처가 세계 최초로 발표한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를 적용받아 5월29일 허가를 신청한 뒤 74일 만인 8월14일 최종 허가를 받았다.

백 대표는 “본격적으로 임상에 적용할 생각을 하니 너무 뿌듯하다”며 “이제 첫 발을 떼었으니 계획했던 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3년 8월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회사인 루닛의 전신 '클디'를 창업했다. 클디는 2015년 루닛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2016년 루닛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기업에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7년 11월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의료영상을 판독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루닛인사이트를 선보였다. 

창업 이후 세 차례에 걸쳐 58억 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는데 7월 16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인터베스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KT인베스트먼트, 포메이션8, 레전드캐피탈 등 국내외 7개 벤처캐피탈이 루닛에 투자를 결정한 만큼 이번 식약처 허가는 루닛의 글로벌 사업 전개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질환을 확대하려고 한다. 올해 안에 유방암 진단 솔루션을 루닛인사이트에 추가하기로 했고 앞으로 관상동맥 혈관조영 CT 등으로도 진단분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CE인증 등 국내외 인허가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글로벌 인공지능 헬스케어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백 대표는 의료분야 스타트업으로서 관련 분야의 규제 개선과 정책 지원 등 성장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성장정책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민간위원을 맡았다. 1983년 생인데 올해 만 35세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최연소 위원일 뿐 아니라 유일한 30대다.

지난해 10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서 인공지능분야의 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백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창업과 연구,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합리화,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구성한 헬스케어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백 대표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헬스케어특위는 △헬스케어 데이터 쇼케이스 구축 △인공지능 활용 신약 개발 △스마트 임상시험센터 구축 △스마트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 및 제도 개선 △체외 진단기기시장 진입 촉진 △헬스케어산업 생태계 조성 등 6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정부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19일 체외 진단기기시장 진입 기간을 단축하는 등 의료기기분야의 규제 혁신 및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