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출시를 앞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처음으로 5G 통신규격을 지원하는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위한 최대 과제로 전력 효율 개선이 꼽히는 만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5G' 갤럭시S10에 삼성전기와 삼성SDI 역량도 집중

▲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12일 전자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갤럭시S10에 현재 개발중인 최신 기술을 대거 집약해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 인식과 트리플 카메라, 얼굴 인식을 위한 3D센서 등 대부분의 신기술이 내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씨넷은 특히 갤럭시S10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5G 통신 지원기능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이통3사가 내년 3월부터 5G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내년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5G 통신망 구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5G 상용화 시기에 맞춰 5G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면 초고속 인터넷과 고용량 콘텐츠 등으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해 스마트폰사업에서 반등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와 갤럭시노트9 등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이 기술적 변화가 적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 혹평을 받으며 실적 하락세를 겪는 만큼 5G 스마트폰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5G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적지 않다.

특히 5G 스마트폰 특성상 통신반도체 등 부품의 크기와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 배터리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레노버가 최근 공개한 새 모토로라 스마트폰 '모토Z3'은 세계 최초로 5G 통신을 지원한다. 5G 통신이 상용화된 뒤 스마트폰에 별도의 모듈을 부착하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레노버는 모토Z3의 5G 모듈에 2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전력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3000mAh 안팎의 배터리로는 5G 통신에 필요한 전력 소모량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5G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전력 소모량이 늘면 배터리 사용 시간과 발열 문제로 실제 활용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전력 관리 반도체와 기판,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의 역할이 5G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특성상 통신모듈 등 부품 때문에 배터리 공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전력 소모량은 커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술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AP) 등 반도체의 크기는 줄이는 한편 전력 효율은 높일 수 있는 새 PLP(패널레벨패키징) 기판 기술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PLP 기판은 삼성전자가 9일 공개한 새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에 처음 상용화돼 적용됐는데 내년에는 스마트폰에도 전면적으로 적용될 계획이 세워져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PLP를 핵심 신사업으로 점찍고 6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5G 스마트폰의 전력 효율 개선에 기여하는 동시에 신사업에서 마침내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5G' 갤럭시S10에 삼성전기와 삼성SDI 역량도 집중

▲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에 적용된 PLP기술(왼쪽)과 갤럭시노트9의 대용량 배터리.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역시 5G 스마트폰에 고용량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높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 시간을 늘리려면 배터리 밀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발전이 가장 필요하다.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배터리 설계 및 개발, 고용량 배터리의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해 오랜 기간 협력해오고 있는 만큼 배터리 기술 요구 수준이 높아질수록 공급 비중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노트9에 역대 가장 높은 용량의 4000mAh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스마트폰 크기와 무게는 이전과 거의 차이나지 않는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진정한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과 판매 확대는 내년 갤럭시S10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련 부품기업들의 성장성이 주목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