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두뇌를 만들어낸 ‘머신러닝’ 기술의 적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이 머신러닝 기술의 활용처를 늘려가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머신러닝 기술, 사회 구석구석 파고든다

▲ 레리 페이지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CEO(왼쪽)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의 인공지능 개발에 적용된 ‘딥러닝’ 기술 역시 머신러닝 기술의 알고리즘 가운데 하나다.

머신러닝 이전에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수행해야 하는 규칙들을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코드를 이용해 짜 넣어야 했다.

하지만 머신러닝 기술은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규칙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알파고가 바둑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천만 번의 대국을 진행했던 것도 바로 이 자가학습을 위해서다. 

글로벌기업들은 기계를 인간으로 만드는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 머신러닝 기술의 활용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은 이 분야에서 단연 가장 앞서있는 기업이다. 

구글은 2015년 머신러닝 인공지능 개발도구인 '텐서플로'를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했다. 텐서플로는 모든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개발도구로 자리잡았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칩과 소프트웨어 역시 이 텐서플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글이 7월25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엣지TPU’칩은 텐서플로를 통해 개발된 머신러닝 가속용 보조 프로세서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의 소형 버전이다. 텐서프로세싱유닛은 구글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를 구동하는 데 쓰이고 있다. 

구글은 엣지TPU가 사물인터넷 기기의 자체적 유지 보수, 이상 탐지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엣지TPU가 탑재된 사물인터넷 기기는 스스로 기기의 이상을 탐지해 해결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인종 구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담당 부사장은 “엣지TPU는 사물인터넷 기기에 뛰어난 효율의 두뇌를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기업인 HSBC 역시 금융범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구글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통신기술 전문매체인 컴퓨터월드는 7월27일 "HSBC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을 사용해 머신러닝 기술을 HSBC인공지능 관리 프로그램에 적용했다"며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조사해 의심스러운 활동을 찾아낸다"고 밝혔다.

세계적 게임 개발엔진 '유니티'를 개발한 유니티의 한국 법인 유니티코리아는 구글과 협력해 머신러닝 기술을 게임 서비스에 적용한다.

세계의 수 많은 게이머들이 한 곳에서 만나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에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면 게임에서 다양한 사용자들에 의해 벌어지는 어뷰징(부정행위)를 관리 인공지능이 스스로 분류하고 막아낼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통역 서비스를 통해 세계의 사용자들을 쉽게 이어주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게임의 버그를 찾아내는 등 품질 검수(QA)부문의 자동화도 가능해진다. 

아마존은 스포츠 분석에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예측이 가능해 ‘데이터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가 그 주인공이다. 

아마존은 10월부터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야구 경기 심층 분석, 예측 등을 제공하기로 메이저리그(MLB)와 계약했다.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아마존의 인공지능은 메이저리그의 모든 게임, 선수를 분석해 기록을 관리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게임 상황을 판단한 뒤 다음 투수의 투구, 게임의 향방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제이슨 게드키 메이저리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실제 경기에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을 적용하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