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위기국면의 전환을 위해 경영 보폭을 넓힐까? 

박 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데 지금까지 다른 재벌 3세와 달리 비교적 큰 논란에 휩싸이거나 구설에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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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최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향한 퇴진 요구가 커지면서 박 사장이 위기 수습의 과정에서 역할을 키울 가능성도 떠오른다. 

아시아나직원연대는 30일에도 박삼구 회장 등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경영 퇴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6일부터 20일까지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4번이나 열었고 카카오톡 제보방에서도 박 회장 일가의 갑횡포나 밀수 등 의혹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박 사장도 2012년부터 2013년 사이 재계 친목단체 회원들에게 아시아나항공의 모의 비행장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공식 요청 및 허가, 교관 탑승 등 절차를 밟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로 박 사장과 관련한 논란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2016년 11월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4차산업혁명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이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잠재적 위험 요인을 찾아내 관리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IT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장 및 수요의 분석체계와 노선 및 기재의 분석체계 등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편인 데다 박삼구 회장의 대내외적 존재감이 워낙 컸던 탓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또 그동안 주력 계열사에서 일한 경험이 적은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금호타이어 경영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타이어가 분리되면서 박 사장이 경영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항공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업계에서 나온다. 오너경영으로 돌아간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지만 최근 논란이 박삼구 회장 개인의 경영적 또는 도덕적 자질에 국한된 측면이 많아 박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맡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박 사장으로서 아시아나항공 위기상황에서 능력을 보여줘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질 절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이듬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 뒤 2005년부터 2015년 말까지 금호타이어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와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 금호산업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박 사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에서 입지가 좁은 만큼 아시아나항공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기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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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직원연대의 집회 모습.


박 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을 이끌고 있는데 전략경영실은 계열사 자율경영에 들어가면서 조직 규모가 대폭 줄었다.

애초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사에서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사장에 이름을 올려 경영수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박 사장은 전략경영실에 남았다.

또 아시아나항공에서 기내식 대란이 일어나는 등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일가의 신뢰가 떨어진 만큼 박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경영 쇄신안 등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박 사장의 인사 이동 등을 놓고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내식 대란의 여파로 박 회장의 경영 공백을 겪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월과 7월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 전략경영 세미나’에 참석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단 등 임원들로부터 계열사별 경영 현황과 실적을 보고받았지만 올해 들어 계열사별로 각각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있으며 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회사를 변경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