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가 10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코오롱생명과학이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 완제품 수출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불투명했던 인보사의 미래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는 인보사 완제품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에 기술수출을 꾀하고 있는데 코오롱생명과학의 수출 성과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우려를 해소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의 기술수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 판권을 지니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아시아 국가에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6월 홍콩과 마카오 지역 퇴행성 관절염 전문 의료기관인 ‘중기 1호 국제의료그룹’과 최소 주문확정 금액 170억 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지역 등에 수출하는 계약도 맺었다.
또 7월18일 중국의 정밀의료 서비스업체인 중국생명의학센터(China Life)와 손잡고 중국 하이난성에 5년 동안 2300억 원 규모의 인보사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최근 맺은 계약은 모두 인보사의 완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이다.
홍콩과 마카오, 몽골, 중동, 중국 하이난성 등의 지역은 별도의 현지 임상 과정 없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결과와 현지당국의 허가만으로 인보사 처방이 가능한 곳이다.
인보사가 중국과 일본, 유럽, 미국 등 거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국가의 임상을 통과하거나 그에 준하는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을 신청했고 최근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3상 허가를 받았다.
이런 현지 임상 과정은 막대한 비용이 든다. 미국3상에 필요한 연구개발비만해도 대략 1500억 원 규모다.
이 임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1994억 원을 공모자금으로 모았다.
미국 등 거대시장은 의약품시장 규모가 크다.
이 대표는 “인보사가 미국에서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받으면 연 매출이 54억 달러에 이르고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만 인정을 받으면 연간 매출이 32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중국, 일본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계획 준비부터 비용 마련과 영업망 구축, 허가 과정까지 추가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보사 미국시장 매출이 본격화되면 임상 비용 마련에 부담이 없지만 인보사 미국 임상3상은 2021년 하반기에 끝난다. 미국시장 매출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2023년부터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술수출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현지 대형 제약사에 인보사를 기술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11월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제약에 총 5천억 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미츠비시타나베제약이 지난해 말 계약 무효를 주장하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미츠비시타나베제약과 소송을 벌이면서 인보사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근 아시아 지역 인보사 완제품 수출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특히 인보사가 홍콩과 마카오, 중국 하이난성에 수출이 본격화되면 중국 본토의 대형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것이 유력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인보사 기술수출에 성공해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법인이라 기술특례 상장이 아닌 일반 상장을 했는데 코스닥 장기 영업손실 규정에 따라 4년 동안 영업손실이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상장 폐지가 될 수도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기업이라 마땅한 수익원이 없다. 기술수출만이 흑자 전환을 위한 유일한 방안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츠비시타나베제약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금으로 250억 원가량을 받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코오롱티슈진에 나눠줬다.
코오롱티슈진은 2016년 기술수출 계약금 수입 덕분에 매출 133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기술수출이 없어 매출 32억 원, 영업손실 151억 원을 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기술수출을 자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기술수출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