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군 내부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송 장관은 남성 중심의 사고를 보여주는 발언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계속 오르면서 군 내부의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늘Who] 송영무가 군 내부 성폭력 뿌리뽑을까 의구심 높아져

▲ 송영무 국방부 장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논평에서 “미투 운동이 사회 곳곳을 뒤흔들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의 왜곡된 성의식과 성희롱 발언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송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송 장관은 9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 전문 상담관 간담회’에서 군대 안 성폭력 예방안의 하나로 회식문화 개선을 언급하면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그러나 송 장관을 향한 비난은 계속 나오고 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만 명이 넘는 여군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근무할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책임이 있는 국방부 장관이 왜곡된 성인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실망이 클 것”이라며 “송 장관은 부적절한 발언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송영무 장관의 발언은 성폭력의 발생 원인과 책임을 여성과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 2차 가해일 뿐 아니라 장관의 자리에 있는 공직자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인식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위협적인 행위”라며 파면을 청원하는 글이 10개 가까이 올라와 있다.

송 장관이 여성을 향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송 장관은 2017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해 군 장병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도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말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국방부는 올해 들어 ‘성범죄대책 특별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성폭력 징계기준을 강화하는 등 군대 안 성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 혹은 성추행 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군은 '위계에 의한 성범죄' 사각지대로 꼽히는 데 이를 수술하려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를 잘 보여준다. 강 장관은 취임 뒤 재외공관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며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강 장관은 2017년7월 김문환 에티오피아 한국대사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전면적 조사를 실시해 중징계 의결 요구를 결정하고 외교관을 준강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송 장관도 4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군인들의 성 인지력 교육을 강화하고 성폭력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기로 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근절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임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며 “국가와 국민을 향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담고 있는 군복의 명예와 장교의 고결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군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국여성연합은 "기존 국방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없는 것은 장관을 비롯한 고위직의 성평등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는 탓이 크다"고 꼬집었다.

송 장관은 1949년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27기로 졸업했다. 경남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국방대학원 안보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7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