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 사장

김용원 기자
2018-07-10 09: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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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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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 사장.


    ◆ 생애

    데이비드 은(David Eun)은 삼성전자가 신설한 최고혁신책임자(CIO) 사장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산하 벤처투자조직인 삼성넥스트를 총괄하고 있다.

    1967년 1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두 살이 되던 해 미국 버지니아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략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로 일하다 미국 NBC에 입사하면서 미디어와 콘텐츠분야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NBC에서 전략투자와 콘텐츠 신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하다 디지털미디어분야 벤처투자기업인 아츠얼라이언스로 자리를 옮겼다.

    타임워너 미디어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으로 입사해 벤처투자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인터넷과 서비스분야를 담당했다.

    구글 부사장으로 이직해 글로벌 콘텐츠 협력을 담당했고 AOL(아메리칸온라인)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을 맡아 콘텐츠 유통과 제작,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미국 연구소인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현 삼성넥스트)를 총괄하게 됐다.

    사장급으로 승진할 때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사장 승진자로 기록을 남겼다.

    ◆ 경영활동

    △삼성전자 신사업 관련 투자에 앞장
    데이비드 은은 외부 신생기업과 삼성전자의 기술협력 및 인수합병 가능성을 찾는 연구조직 삼성넥스트를 총괄하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가 미국 법인 산하 연구센터였던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2017년 재편해 역할을 강화한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를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비전을 실현하고 삼성전자 내부에 스타트업 문화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가 전장부품과 인공지능과 같은 신사업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삼성넥스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중요한 신사업에서 기술 발전이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넥스트가 삼성전자와 외부 기업의 핵심적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미국 기업에서 일하며 경험과 인맥을 쌓은 데이비드 은의 역할과 책임도 그만큼 중요하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2017년 모두 1억5천만 달러(약 1667억 원) 규모의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동안 데이비드 은이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추진했던 신생기업과 협력이 여러 긍정적 성과를 낳은 만큼 삼성전자도 전폭적 지원에 나선 셈이다.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는 2013년 출범 당시부터 데이비드 은의 총괄 아래 70개 이상의 글로벌 신생기업에 투자했다. 대부분이 가상현실과 자율주행, 전장부품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의 주요 신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앞으로 삼성전자의 신사업 진출 확대와 성과 확인에 데이비드 은이 총괄하는 삼성넥스트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실적.

    △삼성전자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 비브랩스 인수 주도
    데이비드 은이 총괄하는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한 기업은 여러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 비브랩스 인수가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가정용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출범하고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으로 도입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초반에 입지를 구축하고 미국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2015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핀테크기업 루프페이의 기술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로 발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삼성페이를 출시한 뒤 이전과 달라지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페이는 별도로 모바일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매장에서도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에 힘입어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2016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인공지능 전문기업 비브랩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개발에 중요한 기틀이 됐다.

    삼성전자는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정확도와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적용했고 2020년까지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비브랩스의 기술이 온전히 적용되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는 2018년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9부터 '빅스비 2.0'버전으로 탑재가 예정돼 있다.

    ◆ 비전과 과제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13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삼성전자 개발자회의에 참석해 신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넥스트의 정체성은 '가능성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특정 사업분야에 구애받지 않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신생기업에 투자하지만 그만큼 투자 또는 인수합병 대상이 되는 기업을 평가하고 선정하는 데 데이비드 은의 안목과 결단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면서 연구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어떤 방식으로 상용화와 사업화 단계까지 발전시킬 지 확실하게 방향을 잡기 어려운 처지다.

    미국 신생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사업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지만 투자여력과 삼성전자의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분명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비드 은은 삼성전자의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망한 신생기업과 협력을 통해 이를 실제로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는 길을 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인수합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신생기업들에 삼성전자와 협력의 장점을 설득하고 협력에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것도 데이비드 은의 중요한 과제다.

    그는 이런 역할을 맡은 삼성전자의 '외교관' 역할이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한다.

    ◆ 평가

    데이비드 은이 처음 영입될 때부터 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삼성전자에서 역대 가장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외국 기업에서 일하던 경영자가 처음부터 부사장급 임원으로 영입되는 일도 흔치 않을 뿐더러 데이비드 은은 2016년 만 49세에 사장급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사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외부 출신 경영자가 승진하기 어려웠던 '순혈주의'도 무너뜨린 삼성전자의 대표적 혁신 인사로 꼽힌다.

    데이비드 은이 2018년 삼성전자가 신설한 최고혁신책임자 직책에 오른 점도 경력이나 나이보다 능력에 맞게 보상하는 이재용 시대의 성과주의 기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에서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 사장, 데이비드 은 등 최고책임자 역할을 맡은 경영자들이 주요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인물이 데이비드 은이라는 말도 나온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적극 앞세우는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해외 신생기업과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은이 가장 핵심 인재일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은도 과거 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혁신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데이비드 은이 사장으로 승진할 때 미국 실리콘밸리 본부에 더 힘을 실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등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IT산업에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데이비드 은 사장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에 신생기업과 협력을 통해 기여하는 인물"이라며 "디지털분야에서 새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글로벌 기업에서 다수 맡아 왔다"고 소개하고 있다.

    ◆ 사건사고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15년 미국 앨런앤컴퍼니의 미디어와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반이민정책 비판
    데이비드 은은 2017년 초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민자의 자녀로서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과 다른 사람으로 취급돼 '아웃사이더'로 여겨지는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일부 국가 출신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등 반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 데 이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8년 초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페이스북, 인텔 등 미국 대부분의 주요 IT기업이 이민자 또는 이민자 2세가 창업한 기업이라는 분석을 인용하며 이민자 출신의 기술자들이 미국의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경력

    정식으로 경력을 시작하기 전 식당 종업원과 극장 자리 안내원, 카운슬러와 지역센터 인턴, 영어교사와 대학 입학처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고 개인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1995년 미국 NBC에 입사해 전략투자를 담당하며 음악과 도서 출판사업 진출을 주도했다.

    1999년 디지털미디어분야 벤처투자기업인 아츠얼라이언스에서 일했다.

    2001년 타임워너 미디어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으로 입사해 벤처투자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인터넷과 서비스분야를 담당했다.

    2005년 구글 부사장으로 입사해 글로벌 콘텐츠 협력을 담당했다.

    2010년 AOL(아메리칸온라인)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에 올라 콘텐츠 유통과 제작, 인수합병 등을 주도했다.

    2011년 삼성전자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미국 연구소인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총괄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후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의 이름을 삼성넥스트로 바꿨다.

    2016년 만 49세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사장 승진자로 이름을 알렸다.

    2018년 5월 삼성전자가 신설한 직책인 최고혁신책임자(CIO)에 오르며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 학력

    ▲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데이비드 은 사장의 프로필 사진.

    미국 하버드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 살다 미국 버지니아로 이민을 떠났다. 데이비드 은은 미국에서 부모님이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항상 영어를 썼다는 일화를 밝힌 적이 있다.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자녀들에도 한국어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기 위해 집으로 가정교사를 초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상훈

    2018년 아시아계 미국인 지지단체인 골드하우스가 꼽은 "가장 영향력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100명" 가운데 한 명에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같은 목록에 포함됐다.

    골드하우스는 "데이비드 은은 삼성전자에서 최초의 외국 국적 사장이자 최연소 사장으로 삼성넥스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성장 기회를 찾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타

    2000년대 후반 구글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한국 콘텐츠기업과 구글의 협력 가능성을 찾기 위해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로 일상적 대화를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연세대학교에서 어학수업을 들은 적도 있다고 전해진다.

    ◆ 어록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08년 구글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서울에서 구글의 콘텐츠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혁신책임자의 역할은 여러 신생기업들에 삼성전자에 대해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들과 협력 기반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투자 여력을 활용해 신생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삼성전자와 시너지효과를 추진하기 위해 힘쓰겠다." (2018/05/31,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 삼성전자에 합류했을 때는 미디어와 콘텐츠 관련 사업 기회를 찾는 데만 집중했지만 이 분야에서 더 큰 잠재적 기회가 있다는 점을 파악한 뒤 삼성전자의 새로운 기회와 소비자의 새 경험을 찾기 위해 주력해 왔다." (2018/05/31,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은 집안에 있는 모든 기기에 연결하고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프로그래밍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기들이 온 집안을 덮는 셈이다." (2017/10/17,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성장하고 번영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짜임새 있는 연결이 필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가다." (2017/10/17,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수백 명의 기술 기업가와 함께 일하며 느낀 건 그들 모두가 복잡한 문제를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민첩하게 해결하려는 열정의 소유자란 점이다.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혁신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건 최고의 스타트업 문화를 삼성전자의 문화적 DNA에 새기는 것이다." (2017/03/16,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을 통해)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의 목표는 혁신기업을 발굴해 삼성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손잡고 향후 고객들에게 보다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2016/06/16, 미국 클라우드기업 조이언트 인수를 발표하며)

    "삼성전자 이노베이션센터의 장점은 신인 개발자와 스타트업에 독점적으로 집중한다는 점, 서울과 뉴욕 및 실리콘밸리 본부를 통해 삼성전자와 개발자 커뮤니티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점, 재능 있는 외부 신생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고 기업가들에게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2013/10, 삼성전자의 캘리포니아 개발자회의에서)

    "삼성전자와 같이 성공적이고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도 다음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야만 한다. 내가 삼성넥스트를 만든 것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혁신을 더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삼성전자가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힘쓰겠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링크드인' 페이지에 직접 올린 자신의 소개글에서)
  • ◆ 경영활동

    △삼성전자 신사업 관련 투자에 앞장
    데이비드 은은 외부 신생기업과 삼성전자의 기술협력 및 인수합병 가능성을 찾는 연구조직 삼성넥스트를 총괄하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가 미국 법인 산하 연구센터였던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2017년 재편해 역할을 강화한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를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비전을 실현하고 삼성전자 내부에 스타트업 문화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가 전장부품과 인공지능과 같은 신사업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삼성넥스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중요한 신사업에서 기술 발전이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넥스트가 삼성전자와 외부 기업의 핵심적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미국 기업에서 일하며 경험과 인맥을 쌓은 데이비드 은의 역할과 책임도 그만큼 중요하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2017년 모두 1억5천만 달러(약 1667억 원) 규모의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동안 데이비드 은이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추진했던 신생기업과 협력이 여러 긍정적 성과를 낳은 만큼 삼성전자도 전폭적 지원에 나선 셈이다.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는 2013년 출범 당시부터 데이비드 은의 총괄 아래 70개 이상의 글로벌 신생기업에 투자했다. 대부분이 가상현실과 자율주행, 전장부품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의 주요 신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앞으로 삼성전자의 신사업 진출 확대와 성과 확인에 데이비드 은이 총괄하는 삼성넥스트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실적.

    △삼성전자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 비브랩스 인수 주도
    데이비드 은이 총괄하는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한 기업은 여러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 비브랩스 인수가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가정용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출범하고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으로 도입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초반에 입지를 구축하고 미국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2015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핀테크기업 루프페이의 기술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로 발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삼성페이를 출시한 뒤 이전과 달라지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페이는 별도로 모바일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매장에서도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에 힘입어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2016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인공지능 전문기업 비브랩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개발에 중요한 기틀이 됐다.

    삼성전자는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정확도와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적용했고 2020년까지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비브랩스의 기술이 온전히 적용되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는 2018년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9부터 '빅스비 2.0'버전으로 탑재가 예정돼 있다.

  • ◆ 비전과 과제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13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삼성전자 개발자회의에 참석해 신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넥스트의 정체성은 '가능성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특정 사업분야에 구애받지 않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신생기업에 투자하지만 그만큼 투자 또는 인수합병 대상이 되는 기업을 평가하고 선정하는 데 데이비드 은의 안목과 결단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면서 연구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어떤 방식으로 상용화와 사업화 단계까지 발전시킬 지 확실하게 방향을 잡기 어려운 처지다.

    미국 신생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사업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지만 투자여력과 삼성전자의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분명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비드 은은 삼성전자의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망한 신생기업과 협력을 통해 이를 실제로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는 길을 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인수합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신생기업들에 삼성전자와 협력의 장점을 설득하고 협력에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것도 데이비드 은의 중요한 과제다.

    그는 이런 역할을 맡은 삼성전자의 '외교관' 역할이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한다.

  • ◆ 평가

    데이비드 은이 처음 영입될 때부터 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삼성전자에서 역대 가장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외국 기업에서 일하던 경영자가 처음부터 부사장급 임원으로 영입되는 일도 흔치 않을 뿐더러 데이비드 은은 2016년 만 49세에 사장급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사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외부 출신 경영자가 승진하기 어려웠던 '순혈주의'도 무너뜨린 삼성전자의 대표적 혁신 인사로 꼽힌다.

    데이비드 은이 2018년 삼성전자가 신설한 최고혁신책임자 직책에 오른 점도 경력이나 나이보다 능력에 맞게 보상하는 이재용 시대의 성과주의 기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에서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 사장, 데이비드 은 등 최고책임자 역할을 맡은 경영자들이 주요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인물이 데이비드 은이라는 말도 나온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적극 앞세우는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해외 신생기업과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은이 가장 핵심 인재일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은도 과거 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혁신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데이비드 은이 사장으로 승진할 때 미국 실리콘밸리 본부에 더 힘을 실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등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IT산업에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데이비드 은 사장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에 신생기업과 협력을 통해 기여하는 인물"이라며 "디지털분야에서 새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글로벌 기업에서 다수 맡아 왔다"고 소개하고 있다.

    ◆ 사건사고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15년 미국 앨런앤컴퍼니의 미디어와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반이민정책 비판
    데이비드 은은 2017년 초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민자의 자녀로서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과 다른 사람으로 취급돼 '아웃사이더'로 여겨지는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일부 국가 출신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등 반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 데 이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8년 초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페이스북, 인텔 등 미국 대부분의 주요 IT기업이 이민자 또는 이민자 2세가 창업한 기업이라는 분석을 인용하며 이민자 출신의 기술자들이 미국의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 경력

    정식으로 경력을 시작하기 전 식당 종업원과 극장 자리 안내원, 카운슬러와 지역센터 인턴, 영어교사와 대학 입학처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고 개인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1995년 미국 NBC에 입사해 전략투자를 담당하며 음악과 도서 출판사업 진출을 주도했다.

    1999년 디지털미디어분야 벤처투자기업인 아츠얼라이언스에서 일했다.

    2001년 타임워너 미디어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으로 입사해 벤처투자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인터넷과 서비스분야를 담당했다.

    2005년 구글 부사장으로 입사해 글로벌 콘텐츠 협력을 담당했다.

    2010년 AOL(아메리칸온라인)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에 올라 콘텐츠 유통과 제작, 인수합병 등을 주도했다.

    2011년 삼성전자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미국 연구소인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총괄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후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의 이름을 삼성넥스트로 바꿨다.

    2016년 만 49세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사장 승진자로 이름을 알렸다.

    2018년 5월 삼성전자가 신설한 직책인 최고혁신책임자(CIO)에 오르며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 학력

    ▲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데이비드 은 사장의 프로필 사진.

    미국 하버드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 살다 미국 버지니아로 이민을 떠났다. 데이비드 은은 미국에서 부모님이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항상 영어를 썼다는 일화를 밝힌 적이 있다.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자녀들에도 한국어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기 위해 집으로 가정교사를 초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상훈

    2018년 아시아계 미국인 지지단체인 골드하우스가 꼽은 "가장 영향력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100명" 가운데 한 명에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같은 목록에 포함됐다.

    골드하우스는 "데이비드 은은 삼성전자에서 최초의 외국 국적 사장이자 최연소 사장으로 삼성넥스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성장 기회를 찾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타

    2000년대 후반 구글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한국 콘텐츠기업과 구글의 협력 가능성을 찾기 위해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로 일상적 대화를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연세대학교에서 어학수업을 들은 적도 있다고 전해진다.

  • ◆ 어록

    ▲ 데이비드 은 사장이 2008년 구글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서울에서 구글의 콘텐츠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혁신책임자의 역할은 여러 신생기업들에 삼성전자에 대해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들과 협력 기반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투자 여력을 활용해 신생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삼성전자와 시너지효과를 추진하기 위해 힘쓰겠다." (2018/05/31,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 삼성전자에 합류했을 때는 미디어와 콘텐츠 관련 사업 기회를 찾는 데만 집중했지만 이 분야에서 더 큰 잠재적 기회가 있다는 점을 파악한 뒤 삼성전자의 새로운 기회와 소비자의 새 경험을 찾기 위해 주력해 왔다." (2018/05/31, 삼성넥스트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은 집안에 있는 모든 기기에 연결하고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프로그래밍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기들이 온 집안을 덮는 셈이다." (2017/10/17,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성장하고 번영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짜임새 있는 연결이 필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가다." (2017/10/17,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수백 명의 기술 기업가와 함께 일하며 느낀 건 그들 모두가 복잡한 문제를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민첩하게 해결하려는 열정의 소유자란 점이다.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혁신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건 최고의 스타트업 문화를 삼성전자의 문화적 DNA에 새기는 것이다." (2017/03/16,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을 통해)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의 목표는 혁신기업을 발굴해 삼성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손잡고 향후 고객들에게 보다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2016/06/16, 미국 클라우드기업 조이언트 인수를 발표하며)

    "삼성전자 이노베이션센터의 장점은 신인 개발자와 스타트업에 독점적으로 집중한다는 점, 서울과 뉴욕 및 실리콘밸리 본부를 통해 삼성전자와 개발자 커뮤니티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점, 재능 있는 외부 신생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고 기업가들에게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2013/10, 삼성전자의 캘리포니아 개발자회의에서)

    "삼성전자와 같이 성공적이고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도 다음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야만 한다. 내가 삼성넥스트를 만든 것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혁신을 더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삼성전자가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힘쓰겠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링크드인' 페이지에 직접 올린 자신의 소개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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