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할 처지로 계속 몰리게 될까?

박 회장은 기내식 대란으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가 갑횡포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직원들의 경영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특히 경영과정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 추문과 전횡이 계속 폭로되고 있어 점점 벼랑끝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늘Who]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직원 폭로로 경영 벼량끝으로 몰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 회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갑횡포 논란과 비리 의혹의 확산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여파로 앞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박 회장은 기내식 대란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지만 여론은 오히려 악화했다. 

아시아나직원연대는 박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를 열어 박 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조 회장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 논란이 불거진 데 대응해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를 경영에서 손 떼도록 하고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우는 등 방안을 내놓았지만 직원들의 경영 퇴진 요구에 맞닥뜨린 과정과 유사하다.

박 회장이 조 회장 경험을 돌아보고 앞으로 경영 혁신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 등 논란의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방식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아시아나항공 각자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 29.7%를 보유해 최대주주로서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 기내식 대란에 대응하는 속도가 빨랐다.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낙하산인사 등과 관련해 "예쁘게 봐달라"는 식으로 사족을 붙여 빈축을 샀지만 그 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5일 이후 기내식 공급 차질로 지연 운항하거나 기내식을 싣지 않고 운항한 항공편 수는 없다”며 “중거리 노선과 단거리 상용노선에서 기내식을 간소화해 차질 없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미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사선 위에 올라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016년 1월 박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 이사 19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재단으로부터 특수목적법인에 출자를 받아 금호산업을 인수해 재단 재산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터미널을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계사가 금호터미널 실사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는데 검찰에서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인수 이후 금호산업 등 계열사 7곳의 금호홀딩스 부당지원 행위와 이 과정에서 공시의무 위반, 이사회의 의결 생략 등 절차적 하자를 놓고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대상에 올라 있기도 하다.

이 사안들은 수사 및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상당한 시일이 경과됐음에도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과거의 혐의까지도 사정당국의 전방위 수사 압박을 받게 된 것처럼 박 회장 관련 여러 건의 수사나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경영 쇄신안 검토 여부를 놓고 “기내식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게추를 두고 있다”며 “경영 쇄신안이 검토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같은 질문에 “경영 쇄신안 추진 등과 관련해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직원연대 채팅방에서 박 회장 환영의전과 회사 병가제도, 재단 운영 등에서 불합리함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나직원연대는 6일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대한항공직원연대와 사실상 연대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 경영진 책임 규탄 문화제’를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