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퇴진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다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낙하산인사’ 논란이 겹쳐 금호아시아나그룹 안팎에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오늘Who] 박삼구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등돌려 궁지로 몰리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기내식 대란과 기내식 공급회사 하청업체 대표의 자살을 놓고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회사를 무리하게 바꾼 점이 이번 기내식 대란의 뿌리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에 하이난항공그룹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하이난항공그룹과 손잡고 세운 합작회사에 기내식 공급을 맡겼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새 기내식 공급회사의 계약조건이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기내식 대란을 겪게 됐다는 데서 책임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차질을 겪어 일부 항공편을 기내식 없이 운항하는 상황에서 기내식을 제공받으면서 경영자로서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박 회장의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가정주부로 지내다 상무로 입사한 점도 박 회장의 도덕성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박 회장 등 경영진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악으로 몰리면 박 회장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처럼 직원들이 경영퇴진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조양호 회장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로 시작된 논란이 한진그룹 오너일가 전체의 갑횡포와 비리의혹으로 확대되면서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제보가 큰 역할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카카오톡에 아시아나 직원연대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하청업체와 불공정 거래를 한 의혹,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등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6일과 8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4일 오후 2시30분경 종로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했다. 집회 명칭은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밀, 기내식 없이 운항함을 뜻함)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이다.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근복 원인이 박 회장의 과욕에 있다는 점을 들어 박 회장의 경영적 책임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문제를 해결한 뒤 직원들 불만사항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갈 것”이라며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이 있다면 회사에 책임이 있는 것이며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고칠 일은 고치고 소통할 일은 소통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