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하는 ‘엑시노스’ 시리즈 AP(모바일프로세서) 공급을 본격적으로 중화권 제조사 등 외부업체까지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가동률이 하락할 부담이 커지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자체 AP 외부공급 확대, 반도체 위탁생산의 새 수익원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25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엑시노스 AP 공급을 중화권 스마트폰업체와 중저가 제품까지 넓히기 위한 공격적 전략을 짜고 있다.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등 글로벌 AP 전문기업들이 최근 시장공략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성장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지타임스는 AP업체들이 인공지능 스마트폰과 5G통신 시대에 대비해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보급형 AP의 경쟁력 확보에는 역량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화웨이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업체가 자체개발하는 AP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면서 반도체기업들은 입지 확보가 다급해져 고성능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시장상황에 대응해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라인업과 출하량을 늘려 외부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이주 등 중국업체와 최근 AP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사를 언급하기 어렵지만 엑시노스 외부공급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AP시장에서 현재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퀄컴과 애플, 미디어텍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AP를 주로 갤럭시 스마트폰에만 탑재해 성장여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세를 보이며 엑시노스 AP 공급실적도 악영향을 받고 있어 외부공급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고객사 다변화가 중요한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엑시노스 AP 생산물량이 줄어들면 이를 생산하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 실적으로 악영향이 번질 수 있는 점도 고객사 기반 강화가 절실한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위탁생산공장에 이미 수조 원대의 시설투자를 예고했는데 퀄컴 등 기존 주요고 객사의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공장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체 AP 외부공급 확대, 반도체 위탁생산의 새 수익원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경제전문지 IB타임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올해 엑시노스 AP의 출하량 성장률 목표를 24%로 정하고 갤럭시 스마트폰과 외부업체 제품에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B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올레드패널 등 고객사에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 부품 공급능력을 갖춘 것이 AP 공급협상에 유리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도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올레드 구동칩과 기판, 카메라모듈과 배터리 등에서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AP 적용분야는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기기,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지배력 확보에 성과를 내면 앞으로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IB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등 경쟁사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두고 엑시노스 AP 공급 확대에 온힘을 쏟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사업에 모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