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업자 사이의 갈등으로 두 개로 쪼개질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8월 초 비트코인 캐시가 분리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골드’로 불리는 새 가상화폐가 11월에 떨어져 나가면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비트코인 또 쪼개질 가능성, 가격 변동성 커지나

▲ 비트코인 가격은 9월 들어 18% 가까이 하락했다. 사진은 9월 비트코인 시세를 나타내는 코인데스크 캡처화면.


29일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홍콩의 비트코인 채굴기업인 ‘라이트닝ASIC’가 10월 말 비트코인골드로 불리우는 새 가상화폐를 내놓은 뒤 11월1일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라이트닝ASIC가 이처럼 비트코인 분리를 추진하는 것은 거래량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놓고 사업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인기가 치솟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거래를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자들이 ‘세그윗’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거래내역을 덩어리(블록)로 나누어 보관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는데 세그윗은 블록체인의 외부에서 거래량의 일부를 처리하는 방법을 말한다. 따라서 세그윗을 이용하면 거래의 처리부담이 줄어든다.

비트코인 사업자들은 11월부터 세그윗 도입과 함께 블록체인 처리용량을 2배로 늘리는 ‘세그윗2X’도 시행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일부 사업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8월에도 세그윗과 관련한 사업자간 갈등으로 분리된 적이 있다.

당시 일부 사업자들이 세그윗의 결함을 지적하고 ‘비트코인캐시’라는 이름의 새 가상화폐를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이 쪼개졌다.

8월1일 비트코인캐시가 출범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7%가량 떨어졌다. 비트코인 진영의 분열을 놓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됐다.

따라서 11월에 비트코인골드가 거래를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 각국 규제가 잇따르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9일 6시 기준 4048.76달러에 거래됐다. 9월 초에 비해 약 18.2% 떨어졌다.

다만 분리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단기적 조정에 그칠 수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캐시가 분리됐을 때도 며칠 동안 바닥을 다지다가 8월5일부터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가격흐름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분리가 실행되기 전에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새롭게 떨어져 나오는 비트코인골드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 비트코인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