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기본소득 등 복지공약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안 지사가 이 시장의 복지공약을 ‘공짜밥’에 빗대자 이 시장 측은 모욕적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성남시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소개하며 “무상급식은 시민과 약속인데 양질의 학교급식은 하나의 인성교육”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안희정, 기본소득 포함 복지공약 놓고 날선 신경전  
▲ 이재명 성남시장.
이 시장은 “식구(食口)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밥을 같이 먹는 가족처럼 공동체 가치를 학생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선진국이라면 적어도 아이들이 눈칫밥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무상급식을 사립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미인가 대안교육기관 등으로 확대해 205개 학교 8만4천여 명에게 모두 235억 원의 무상급식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시장은 청소년 급식비 지원 캠페인에 동참을 요청하며 “사회 구석구석에 소외된 아이들을 국가가 관심으로 돌봐야 한다”며 “어린 시절 배고파서 수돗물로 배를 채워본 적이 있는 저에게는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안 지사는 22일 대선 출정식에서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며 “국민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생애주기별로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이 시장의 복지공약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이 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복지를 공짜밥 논쟁으로 끌고 가는 자체가 모욕적이란 걸 모르냐”며 “기본소득 등의 새로운 실험은 공짜밥과 다른 성격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제 의원은 안 지사를 향해 “기본기가 없으면 다음(차차기)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안 지사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최근 안 지사 캠프에 합류한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상대를 존중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언어폭력 수준이 아니라면 후보간의 경쟁과정에 나온 비판은 있는 그대로 인정했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23일 대선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안 지사를 겨냥해 “세금을 아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두고 공짜라고 말하느냐”며 “공짜라는 말은 구태 기득 보수세력이 쓰는 말인데 좀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른바 ‘포퓰리즘’ 공약을 두고도 두 사람은 맞서고 있다.

  이재명 안희정, 기본소득 포함 복지공약 놓고 날선 신경전  
▲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 지사는 ‘보편복지’와 ‘시혜적인 포퓰리즘’을 비판하며 중도와 보수층에 다가서려는 입장을 취하는 반면 이 시장은 “정치인은 국민을 대신해 일하는 머슴들”이라며 포퓰리즘 공격을 맞받아치고 있다.

이 시장은 “권력과 예산을 국민을 위해 쓰는 사람을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말이 포퓰리즘”이라며 “효도는 당연한데 불효자가 효자인 형제에게 ‘왜 부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냐’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대한 세금을 아껴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지출하라고 헌법 34조에도 나와 있다”며 “국가 예산을 쓰는 걸 두고 공짜라든지 나눠준다라고 비방하더라도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두 사람 간 논쟁이 복지정책 전반을 놓고 생산적 토론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복지문제를 놓고 건전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진다면 민주당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