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최순실, 국무회의 기록 컴퓨터로 작업"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씨가 국무회의 기록을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은택씨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국무회의 기록을 종종 (데스크톱)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차씨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최순실씨 본인이 대통령과 친하다고 직접 말하더냐’고 묻자 “눈으로 많이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씨가 회의를 위해 가끔 최씨를 만났을 때 최씨가 사무실에게 컴퓨터를 이용해 국무회의 기록을 보고 있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한 것이다.

차씨는 “최씨에게 전한 문장이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으로 토씨하나 안 빼놓고 똑같이 나온 적이 있다”며 “굉장이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차씨는 최씨가 휴대전화 4대를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1대로 박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씨가) 특정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화가 오면 회의하는 사람을 나가라든지 본인이 나갔다”며 “조용한 사무실이라 (전화)목소리가 들렸는데 제 느낌으로는 대통령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분이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이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차씨는 최씨나 고영태씨가 태블릿PC를 쓰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고 증언했다.

최씨가 태릉선수촌을 없애고 민간 스포츠센터로 대체하려던 계획을 세운 정황도 드러났다.

차씨는 최씨와 함께 세웠다가 폐업한 기획사 고원기획에서 ‘스포츠센터 건립’에 대한 서류를 봤으며 고씨로부터 “태릉선수촌이 없어지고 앞으로 민간 스포츠센터가 생길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차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믿고 고원기획 설립에 45%를 투자했지만 이후 최씨와 고씨가 다투면서 회사를 폐업해야 한다고 해 이를 따랐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최씨와 고씨와 내연관계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검찰에서 최씨와 고씨가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느냐’고 질문하자 차씨는“그렇게 추측된다고 진술했다”고 답했다.

대리인단이 "고씨가 아침에 만나자고 해서 청담동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씨와 고씨와 붙어 앉아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연관계를 의심했다고 진술했냐"고 묻자 차씨는 “당시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씨는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을 검찰에 진술한 것”이라며 두 사람의 내연관계를 단정짓지는 않았다.

차씨의 증언에 따르면 고씨는 최씨의 부탁으로 정유라씨를 미행하기도 했다.

차씨는 “2014년 중반에 고씨를 만나 친해져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전부터 최씨가 딸의 행실이 좋지 않아 고씨에게 미행을 부탁해 미행하기도 했다”며 “고씨가 ‘정말 힘들다,죽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한두번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