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의 핵심 기술을 중국 신생 경쟁업체에게 유출해 이득을 챙긴 ‘산업스파이’ 4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5형사단독(김희영 부장판사)은 10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징역 1년~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 국내 반도체 웨이퍼 핵심기술 중국에 유출한 산업스파이에 징역형

▲ 실리콘을 원료로 사용한 반도체 웨이퍼 위에 칩이 생산된 모습. < SK하이닉스 >


법원은 피고인 4명 가운데 수사에 협조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법정구속했다. 

아울러 A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대구 소재 반도체 및 태양광발전용 전문 장비 제작업체에는 3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 등 피고인 4명은 2015년 8월~2018년 3월 국내 피해기업의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를 위한 ‘단결정 성장·가공 기술’ 관련 핵심자료 2건을 중국 상하이에 있는 신생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기업의 ‘단결정 성장·가공 기술’은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첨단기술이다. 해당 기업이 1999년부터 상당한 연구비와 노력을 들여 개발한 것으로 영업비밀에도 해당한다. 

피고인 가운데 2명은 과거 피해기업에 근무 당시 핵심 기술자료 일부를 가지고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피고인 1명은 피해기업의 하청업체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핵심기술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죄행위는 2020년 6월 국가정보원에 의해 포착됐고 이후 사건은 검찰로 이첩됐다. 

4년에 걸쳐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내 피해기업의 핵심기술을 취득한 중국 업체는 반도체용 대구경 단결정 성장·가공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피고인 A씨 업체도 관련 장비를 수출하며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기업 영업비밀이 중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누설했다”며 “이러한 범죄를 가볍게 처벌한다면 해외 경쟁업체가 우리 기업이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온 기술력을 손쉽게 탈취하는 것을 방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