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실적과 주가에 '특수' 끝났다, AI 신사업 성과 증명 중요해져

▲ 미국 빅테크 상위 기업들이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공지능(AI) 신사업 성과 확인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 주가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실제로 이러한 수혜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보고서를 인용해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따라 인공지능 분야에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무거워졌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와 테슬라 등 빅테크 상위 기업들은 이른 시일에 1분기 매출과 순이익 등 실적을 발표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들 기업을 비롯한 7대 빅테크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약 39% 증가한 반면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약 63%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사 UBS도 보고서를 내고 주요 빅테크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끝을 맺으며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시장 환경을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을 더했다.

UBS는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과 메타, MS와 엔비디아 주식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 단계 내렸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신사업인 인공지능 분야에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해당 분야에서 이른 시일에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공통된 약점을 안고 있다.

자연히 기존 주력 사업의 실적이 부진한 사이 투자 부담은 늘어나면서 인공지능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전까지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공지능 투자 비용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일이 당분간 주요 빅테크 기업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도 인공지능 시장 성장을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IT기업들이 거둔 ‘특수’가 끝나며 경제 성장도 정체된 만큼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려워졌다고 바라봤다.

결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한동안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일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빅테크 기업과 S&P500 지수 사이 상승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당분간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대신 가치주가 투자자들에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