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선 대승으로 '차기 대선주자' 청신호, 사법리스크와 계파갈등은 뇌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면서 차기 대권 행보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법리스크와 당 내 갈등은 언제든지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3사가 실시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압승이 예상된다.

KBS는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합쳐 178~196석, 국민의힘이 국민의미래와 합쳐서 87~105석을 확보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MBC는 민주당·민주연합이 184~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5~99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SBS는 민주당·민주연합이 183~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85~100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했다.

민주당이 비례대표로만 12~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과 손을 잡으면 최대 20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민주당 종합상황실에서 4·10 총선 출구조사 결과 두고 “우리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명룡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 계양을에서도 출구조사 결과,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민주당 압승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민주당 151석을 예측했다. 국회의원 300석 가운데 과반 이상인 151석을 확보하면 국회의장을 확보할 수 있고, 법안이나 예산안 통과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대 197석을 확보하고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가져오게 된다면, 개헌이 가능하고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여당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를 ‘식물 정부’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민주당의 정치적 힘은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차기 대권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 교수는 이날 YTN 방송에 출연해 “(이번 총선 결과로 이재명 대표의 입지가) 굉장히 강화가 돼서 차기 당권이나 차기 2027년 대권까지 제가 볼 때, 물론 사법리스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존재감이라든가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성남FC후원금 △위증교사 사건 등 3개의 재판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12일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등 총선 뒤에도 4월에만 5번이나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내 남아있는 갈등도 불안 요소다.

이번 총선에 앞서 민주당 내 공천 파동이 일어나면서, ‘친명횡재’, ‘비명행사’ 등의 말이 나올 정도로 이재명 대표를 향한 당 내부의 반발 목소리가 컸다. 

민주당은 계파 갈등에도 대승을 이끌어냈지만, 향후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서 당내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지상파방송3사 공동출구조사는 KBS·MBC·SBS가 한국리서치와 입소스주식회사,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진행됐다.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사했으며 전국 투표소 1980곳에서 모두 35만9750명을 대상으로 물었다.

매 5번째 투표자를 같은 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지역별로 95%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7.4%포인트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