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대체거래소 설립 급물살, 내년엔 밤에도 주식거래 가능해진다

▲ 대체거래소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설립이 2025년 1분기 출범을 목표로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은 수년 동안 대체거래소 설립을 준비해 왔는데 설립이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대체거래소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앞서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가 70년 가까이 주식거래중개를 독점해왔는데 경쟁자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국내 증권시장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시선이 모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대체거래소 시장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증권사는 모두 22곳(교보·대신·다올투자·미래에셋·삼성·상상인·신한투자·유안타·이베스트·키움·하나·하이투자·한국투자·한화투자·BNK·DB금융투자·IBK·KB·NH·SK·모간스탠리·토스)이다. 

국내에서 주식 위탁매매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참여한 것으로 이들 증권사 고객들은 향후 대체거래소를 통해 주식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자회사 코스콤도 대체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해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코스콤은 'SOR(Smart Order Routing)솔루션' 개발을 완료했으며 곧 협의를 통해 각 증권사에 솔루션을 설치할 계획이다. 

SOR 솔루션은 주식주문 시 복수의 거래시장 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거래소를 통해 주문이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한국거래소 단독체제로 운영되면서 관련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내년 대체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거래소란 정규거래소인 한국거래소의 주식매매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를 의미한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심사·시장 감시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반면 대체거래소는 주식매매 체결 기능만 담당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2021년 말 기준 62개, 유럽 2020년 기준 142개 등 여러 개의 대체거래소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현재 설립된 곳이 없다.
 
국내 첫 대체거래소 설립 급물살, 내년엔 밤에도 주식거래 가능해진다

▲ 대체거래소 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는 2022년 11월 설립됐다.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 원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금융투자협회> 


넥스트레이드는 2022년 말 설립돼 국내 첫 대체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논의가 급진전되면서 설립 초읽기에 들어섰다. 

대체거래소가 설립될 경우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거래시간 확대를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에서 장 마감 시각을 결정할 전망이다. 

당초 자정까지 주식매매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논의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소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마감 시각이 당겨졌지만 정규 장 마감 시각이었던 3시30분보다 거래시간이 연장되면서 주식투자 환경에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퇴근 이후에도 주식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증시 특성상 투자자들의 편의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는 향후 지속적으로 거래시간을 늘려 야간매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사이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수수료 인하, 정보기술을 통한 매매체결 속도 향상 등 각종 편의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에 거래 수수료로 대금의 0.0023%를 지급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주문종류에 따라 다른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인데 확정된 것은 없지만 거래 형태에 따라 20~40% 가량 수수료를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시간 유연화, 낮은 수수료, 다양한 주문방식, 빠른 주문·체결속도 등 4개의 차별화된 거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1분기를 목표로 시장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 심사와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금융위원회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본인가 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안으로 본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