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애플 카피캣' 넘어 사업모델 혁신 앞서간다, 전기차 시장 잠재력 주목

▲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샤오미 전기차 'SU7' 내부에 설치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안내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 진출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하는 데 그쳤던 ‘카피캣’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극복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오미는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서비스 매출도 거두며 애플이 포기했던 스마트카 사업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샤오미를 창업한 ‘중국의 스티브 잡스’ 레이쥔 회장이 마침내 미국 경쟁사인 애플을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10년에 이르는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투자한 자체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한 반면 샤오미는 첫 차량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는 데 주목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전기차 SU7 출시 행사에서 “(자동차를 선보이는 일은)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이 포기해야만 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레이쥔이 자동차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한 뒤 약 3년만에 차량을 개발하고 생산 체계도 구축해 실제 판매를 시작하는 성과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레이쥔이 그동안 업무 시간의 70~80%를 자동차 프로젝트에 할애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중국에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협력사 공장 등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도 샤오미가 단기간에 자체 전기차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혔다.

샤오미가 테슬라 공장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를 비롯해 약 3천 명의 기술자를 확보했을 정도로 우수한 인력이 많았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제시됐다.

레이쥔은 2010년대 초 샤오미를 창업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스마트폰으로 수 년만에 중국을 비롯한 여러 신흥 국가에서 점유율 상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샤오미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 진출에 한계를 맞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샤오미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률은 6.4%로 불과해 애플의 26%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은행 HSBC는 샤오미 순이익 가운데 절반 정도가 스마트폰 자체에서가 아닌 자체 앱스토어 플랫폼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에 해당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샤오미 전기차 역시 초반 약 2년 동안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오미가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에서도 추가로 콘텐츠 등 서비스 매출을 거둘 계획을 두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애플 역시 애플카를 개발하며 자동차를 스마트폰과 같은 주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만들어 꾸준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통해 이러한 사업 모델을 현실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HSBC는 “레이쥔은 스마트폰을 넘어 더욱 큰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 동력을 찾고 있었다”며 샤오미가 중국과 이외 국가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샤오미 전기차 개발에 협력해 온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폼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샤오미는 일반 자동차 기업이 아닌 기술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