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 부진 원인은 일론 머스크, CEO 교체 목소리 나왔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3월13일 독일 그륀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그는 공장 증설안을 지자체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임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독일 공장을 찾았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과 주가 흐름이 최근 들어 부진한 이유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역할과 평판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다수의 기업을 동시에 운영해 테슬라 경영에 소홀한 데다 민감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 이미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계기로 테슬라에 새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2일(현지시각) 테슬라는 1분기에 38만6810대의 차량을 전 세계 고객들에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증권사 예상치를 약 15%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전문지 마켓워치는 논평을 내고 “테슬라가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일론 머스크”라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머스크가 다수의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전기차 신모델 개발과 같은 테슬라의 사업적 결정에 집중하지 못하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이외에도 스페이스X와 X(구 트위터) 등 자신이 설립하거나 인수한 기업 6곳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 연구원은 마켓워치를 통해 “머스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테슬라 경영에 전념해야 하는 입장에도 X 등 다른 기업들과 관련된 이슈에 휘말려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정치적 편향성을 띠거나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내놓는 사례가 많아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극단적 발언과 우익 성향의 음모론 지지는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큰 정치적 성향의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현재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완성차 기업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경쟁에 적극 대응하며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33%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전기차 판매 감소와 실적 부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테슬라를 사실상 ‘원톱’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존재는 오히려 점차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테슬라 실적 부진 원인은 일론 머스크, CEO 교체 목소리 나왔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2년 10월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에 세면대를 들고 방문했다. 그는 트위터 사옥에 밤낮으로 머물며 인수작업 및 인력 구조조정 등에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결국 테슬라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일론 머스크를 대신할 새 CEO를 선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거론된다. 

테슬라의 의사결정 및 경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CEO가 필요하다는 관측은 이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창업주로 사업 초기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이제는 경쟁 국면이 본격화된 만큼 자동차 산업이나 기술 측면에 경험이 많은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테슬라 장기 투자자에 해당하는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최근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새 CEO를 선임한다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웰스파고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크게 낮추는 사례가 이어지고 투자자들의 불만도 이어지자 테슬라에 조언을 건넨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자신이 CEO를 맡던 회사 경영이 악화하자 다른 전문경영인에 역할을 넘긴 사례가 있다. 현재 X의 CEO로 일하고 있는 린다 야카리노가 대표적이다.

그는 NBC유니버설에서 광고·파트너십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일론 머스크의 인수 뒤 급감한 X의 광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과제를 안게 됐다.

테슬라에도 자동차 생산이나 영업, 마케팅 등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CEO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면 최근 테슬라의 판매 부진을 이끌고 있는 시장 상황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테슬라는 회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