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천하' 흔들린다, 현대차 기아 판매성과 돋보여

▲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성과는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 전기차 'EV6'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테슬라의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 차량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주요 경쟁사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장 판도 변화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성과를 특히 돋보이도록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가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대차와 기아, 중국 BYD와 대비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현대차와 기아 등 경쟁사의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만큼 수요 둔화가 테슬라의 실적 부진에 유일한 원인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개막을 사실상 주도한 기업으로 초반 수요 증가를 이끌며 가파르게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에 적극적인 선택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요 전기차 소비층으로부터 테슬라의 독특한 차량 디자인과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등이 외면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완성차 기업들과 비교해 불편한 사후 서비스 시스템과 적은 매장 수도 약점으로 꼽혔다.

1분기에 테슬라의 전 세계 차량 인도 대수는 약 38만7천 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5% 줄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로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는 소비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전기차 신모델을 내놓는 점이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BYD와 같은 경쟁사가 테슬라 차량모다 훨씬 낮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며 강력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점도 테슬라의 경쟁에 불리한 요소로 꼽혔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현대차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75% 증가했고 기아 판매량은 2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테슬라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선도자였지만 차량 라인업이 오래돼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전기차 가격 인하 등 노력이 수요 반등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가격 정책에만 의존하지 않고 판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 전략을 고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상황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리더십에도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