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10총선 경기 남양주갑 선거구에서는 여야 3파전이 펼쳐진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후보가 과거 남양주에서 치러진 두 번의 선거에서 낙선했던 아픔을 이번엔 극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최 후보는 3선 도전에 나선 지역구 현역의원인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와 해병대 사령관 출신인 유낙준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총선핫플] 남양주갑서 민주 최민희 '두 번의 아픔' 떨쳐낼까, 유낙준·조응천과 3파전

▲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최민희 페이스북>


경기 남양주갑은 제17대 총선부터 지난 21대 총선까지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돼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흐름도 최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온다. 

다만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이었던 조 후보의 탈당 뒤 새로운미래 소속 후보 출마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갑 선거구는 국민의힘 후보 1명과 야권 후보 2명이 저마다 심판론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유낙준 국민의힘 후보는 '이조심판론'(이재명·조국)을 앞세우며 탄핵만 주장하는 야권에 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지난 3월30일 유세에서 "야당은 노동·연금·교육개혁 등 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탄핵만 주장하고 있다"며 "이재명은 불체포특권 포기한다고 했는데 구속 위기 때 일일이 전화해 항의하고 조국은 고등법원에서 2년 판결받고 대법원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무슨 국회의원 선거에 나오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최민희 민주당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지역주민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최 후보는 지난달 30일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엉망으로 만든 걸 제대로 바꾸는 선거”라며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그 여세를 몰아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조응천 후보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정치를 비판하며 지역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지난달 30일 유세에서 "지역 주민 여러분이 8년 동안 지켜봐 주지 않았느냐"며 "거대 야당과 거대 여당이 서로 죽이려고 하는 콜로세움 정치를 막고 소신을 지키는, 민의를 생각하는, 조응천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남양주갑 지역 현안으로는 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GTX 추가 노선 도입, 도립 의료원 유치 등이 꼽힌다. 세 후보 모두 GTX 추가 도입과 도립의료원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선핫플] 남양주갑서 민주 최민희 '두 번의 아픔' 떨쳐낼까, 유낙준·조응천과 3파전

▲ 유낙준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


세 후보가 내세운 각자의 심판론 가운데 최 후보의 ‘정권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다 최 후보가 정부견제에 상징적 의미를 띈 인물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 후보는 민주당 몫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국회에서 추천을 받았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하지 않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총선에 출마했다. 

최 후보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과 김홍일 현 방통위원장 체제에서 이른바 ‘2인 방통위’ 운영을 직격하며 윤석열 정부와 맞선 인물이다.

경기 남양주갑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도농복합 선거구로 2004년 분구된 뒤 치러진 5번의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다만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조응천 의원과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의 표차는 단 249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 표심이 최 후보와 조 후보로 분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가 다른 두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결과가 발표됐다.

미디어리서치가 경기일보 의뢰로 3월28일과 29일 유·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만 18세 이상 남양주갑 거주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 49.8%, 유 후보 31.4%, 조 후보 9.2%로 집계됐다. 

앞서 여론조사 꽃이 지난달 25일과 26일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남양주갑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최 후보 41.9%, 유 후보 24.6%, 조 후보 10.6% 순으로 조사됐다.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인천방송 의뢰로 3월17일과 18일 무선·ARS 방식으로 만 18세 이상 남양주갑 거주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도 최 후보 48.8%, 유 후보 32.6%, 조 후보 8.9%였다.

세 조사 모두 최 후보의 지지율이 유 후보와 조 후보의 지지율 합보다 높았다.

최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후보 단일화 지역으로 남양주갑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선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3월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의 후보 단일화 제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염치가 있다면 공식 제안할 수 있겠냐”고 일축했다.

최 후보는 1960년에 태어나 혜화여고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월간 ‘말’의 1호 기자로 입사했고 해직기자들이 주축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서 활동했다. 2000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 2006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9번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으며 4년 뒤 20대 총선에서는 남양주병에 출마했으나 주광덕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다. 20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이 불거져 2018년 벌금 150만 원 형을 받아 피선거권이 제한됐으나 2021년 12월 사면복권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남양주시장에 도전했으나 주광덕 현 시장에게 패했고 2023년 3월 방통위 상임위원에 지명됐다가 같은 해 11월 사퇴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