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업체 나투라 '종이 폐기물 감축' 추진, "플라스틱보다 영향 크다"

▲ 나투라(Natoora) 스토어 홍보 이미지. 글로벌 농산물 유통업체 나투라는 호주 모나쉬 대학과 협업해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종이 폐기물 14.4톤을 줄였다. <나투라>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유통업체 나투라가 유통 과정에서 쓰이는 종이 폐기물을 감축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 폐기물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플라스틱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1일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모나쉬대학과 농산물 유통업체 나투라는 유통망 폐기물 감축을 위한 협업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 유통 과정에서 일회용 종이 상자를 주로 사용해 왔다.

폐기되면 부패하지 않는 플라스틱과 달리 종이는 쉽게 부패되고 이를 분쇄해 재활용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나쉬대에 따르면 종이 폐기물은 원료 확보를 위한 벌목 이외에도 가공 과정에서 화학물질과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적으로 A4 용지 한 장을 생산하기 위해 물이 10리터 사용되는데 이를 A4 용지 1킬로그램으로 환산하면 2천 리터 넘는 물이 필요하다. 같은 무게의 밀가루를 생산할 때보다 많은 물이 소비되는 셈이다.

제니퍼 매클린 모나쉬대학 지속가능개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흔히 플라스틱 대신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종이 소재가 재활용으로 친환경 효과를 보려면 여러 차례 재활용을 거쳐야 하는데 차라리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모나쉬대는 나투라와 협업해 종이 상자를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상자로 대체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12개월 동안 플라스틱 상자 960개를 활용해 종이 폐기물 14.4톤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나투라는 플라스틱 상자를 사용하는 편이 유통 측면에서도 더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레히 나투라 생산 및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상자 사용이 자재 재사용률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농장들도 재사용 상자를 사용하면 유통과 비축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용품의 환경 영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직접 포장과 유통 과정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직접 나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