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전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에 변수

▲ 3월에 이어 2분기에도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대만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D램 등 반도체 참고용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D램 메모리반도체 평균 가격이 3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2분기 내내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반등을 주도하고 있지만 일반 전자제품 수요는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일 “D램 현물 가격이 최근 수 개월에 걸쳐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수요 불안이 가격 변동성을 다시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 조사에 따르면 DDR4 8Gb와 16Gb, DDR3 4Gb 등 D램 주요 제품의 3월 판매가는 전월 대비 일제히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도 D램 평균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주요 고객사의 재고 물량이 뚜렷하게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했던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업체의 실적 회복을 주도해 왔다.

인공지능 서버와 슈퍼컴퓨터에 활용되는 HBM(고대역) 메모리에 반도체기업들의 생산 투자가 집중돼 일반 D램 공급물량이 제한됐던 점도 업황 개선에 기여해 왔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 공급 제약이 강력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세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고객사와 가격 협상은 반도체기업들의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전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여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PC와 스마트폰 등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어 실제로 수요 측면의 업황 개선세는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PC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AI PC’를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교체수요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타임스는 이러한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예상대로 2분기 D램 업황이 다소 악화한 추세를 보인다면 D램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 및 영업이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가격은 3월에도 D램과 달리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반도체기업들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디지타임스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이 점차 적자폭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낸드플래시 가격 회복세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차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