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60년 오너체제 막 내려, 홍원식 물러나고 한앤컴퍼니 이사회 입성

▲ 남양유업이 29일 서울 강남구 1964빌딩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중심으로 하는 이사 선임의 건을 주주들에게 승인받았다. 사진은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 모습. <남양유업>

[비즈니스포스트]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쪽 인물들로 채워졌다.

남양유업은 29일 서울 강남구 1964빌딩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중심으로 하는 이사 선임의 건을 주주들에게 승인받았다.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배민규 한앤컴퍼니 부사장이 각각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가 됐고 이동춘 한앤컴퍼니 부사장은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은 사외이사에 올랐다.

남양유업 오너2세인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의 기존 이사진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원식 회장이 애초 한앤컴퍼니 측 인사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오너일가는 1월 말 한앤컴퍼니의 운용펀드 한앤코19호 유한회사에 보유 지분 전량을 넘겼지만 이번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 말 보유 지분 기준으로 소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회장 측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애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이 실패할 경우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진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홍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장에 등장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 측이 남양유업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남양유업의 60년 오너경영체제도 막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됐다.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싣는다.

이날 주총을 통해 집행임원 제도를 도입했다. 집행임원제도는 기업을 감독하는 이사회와 별개로 업무집행을 전담하는 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인수할 경우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남양유업의 회사 이름도 변경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양유업은 2013년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오너일가 관련 리스크도 꾸준히 제기된 탓에 브랜드 이미지가 대폭 악화했는데 회사 이름을 변경해 리스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