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홍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노조 위원장의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박 위원장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등을 거치며 19년 만의 총파업을 주도한 바 있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국회 입성 눈앞, 이슈 많은 금융권 긴장

▲ 박홍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노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로 국회 입성이 유력하다.


22일 더불어민주연합의 4·10 총선 비례대표 명단을 보면 박홍배 한국노총 금융노조 위원장은 8번을 받아 순번 10번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비례대표 8번은 당선 안정권으로 이변이 없는 한 국회 입성이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을 비롯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 등 규제해야 할 부분을 규제하지 않고 풀어주려는 문제들에 적극 관심을 지니고 있다”며 “국회에 입성해 어느 상임위에 배치되든 위 문제들에 대해서는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밖에도 탄소중립, 에너지 저감 등 기후위기 이슈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영역에서 금융의 역할과 책임, 남녀 임금격차 문제 등 부분에서 법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금융지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배당성향 확대가 핵심이 아니고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배구조 이슈는 금융지주가 지속적으로 개선 노력을 요구받고 있는 부분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은 올해 여성이사를 늘리는 등 사외이사진에 큰 변화를 꾀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문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 등 내부통제 이슈가 계속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사외이사진 ‘거수기’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이슈는 금융당국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큰 관심을 지닌 사안으로 여겨진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19건이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14건이 민주당이 발의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지배구조·내부통제 관련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박 위원장의 국회 입성이 한층 부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박 위원장의 국회 입성은 특히 KB국민지주에 큰 부담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시절 KB금융지주에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강하게 추진했던 인물이다. 

노조추천 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노동자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로 경영적 의사결정에 노동조합 등 직원의 이익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국회 입성 눈앞, 이슈 많은 금융권 긴장

▲ 2019년 1월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 총파업 선포식에서 박홍배 당시 KB국민은행노조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도 "금융산업과 관련된 활동들은 제가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이나 금융노조에 와서 했던 활동방향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며 기존 활동을 국회에서도 이어갈 의지를 보였다.

박 위원장은 1972년생으로 배정고,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를 마친 뒤 199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국민은행에서 목동역지점, 증권타운지점, 여신상품부, 구조화금융부 등을 거쳐 2011년 노조 상임간부를 맡았다. 노조 기획조정실장, 경영참여실 선임실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사주조합 정상화 투쟁, 주주제안 및 소액주주운동본부 기획 등을 담당했다. 

2017년 KB국민은행지부 노조 위원장에 올랐고 2019년에는 페이밴드(호봉상한제) 확대적용 등 성과체계에 반발해 총파업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은행 총파업은 2000년 주택은행과 합병 반대 뒤 19년 만이었다.

박 위원장은 이밖에도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 퇴진운동 등을 주도했고 2019년 한국노총 금융노조 위원장에 당선됐다.

2020년에는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명으로 민주당 최고위원에 발탁되기도 했다. 

한국노총 금융노조는 3월6일 지부대표자회의를 열고 반노동세력 심판과 반금융정책 저지를 위해 박홍배 위원장을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추대하는 것을 결의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