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MLB 야구 중계 비교해보니 극과 극, 티빙에 완승 거둔 쿠팡

▲ 쿠팡플레이가 17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첫 중계를 시작했다.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포스터. <쿠팡플레이>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본격적인 스포츠 중계 경쟁에 들어갔다.

쿠팡플레이는 2024년~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중계 서비스를 비교하는 야구팬들이 많다.

18일 콘텐츠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와 티빙 사이에 스포츠 중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17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첫 중계를 시작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LA다저스와 키움히어로즈, 오후 5시30분부터 샌디에이고파드리스와 팀코리아 경기를 중계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는 중계였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시리즈는 쿠팡플레이가 독점으로 중계한다. 지상파 화면을 받아서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쿠팡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중계를 진행한다. MBC스포츠플러스가 외주 제작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플레이는 서울시리즈 중계를 위해 국내 야구 중계 사상 최다인 카메라 42대를 설치했다. 기존 중계보다 많은 카메라가 설치되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생생하게 담을 수 있었다.

국내 중계 최초로 심판 마스크에도 카메라(엄파이어캠)를 달았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런 준비를 거쳐 진행된 쿠팡플레이 중계에 대해서 야구팬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최근 야구팬들로부터 프로야구 중계에 대한 비판을 받은 티빙으로서는 뼈아픈 상황이다. 국내 최대 야구커뮤니티인 ‘엠엘비파크 한국야구타운’ 게시판에는 쿠팡플레이와 티빙 중계 품질을 비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대부분이 티빙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는 글이다.

어차피 유료 중계로 바뀔거였으면 차라리 쿠팡플레이가 중계권자가 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와우멤버십 회원은 이미 1400만 명이 넘기 때문에 추가 결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티빙이 유료 중계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팬들이 쿠팡플레이와 비교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다.
 
KBO와 MLB 야구 중계 비교해보니 극과 극, 티빙에 완승 거둔 쿠팡

▲ 쿠팡플레이는 17일 중계 방송에서 ‘경기 종료 직후 로켓 하이라이트’, ‘광고 최소화 야구 중계’라는 문구가 적힌 화면을 내보냈다. <쿠팡플레이 갈무리>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 당시 쿠팡플레이도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쿠팡플레이가 최근 스포츠 중계에 힘을 쏟아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올해 1월 토종 OTT 가운데 처음으로 월간활성이용자 수 800만 명을 돌파했다.

전망과 달리 쿠팡플레이는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쿠팡플레이가 와우멤버십 회원에게만 서비스되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이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스포츠 중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17일 중계 방송에서 ‘경기 종료 직후 로켓 하이라이트’, ‘광고 최소화 야구 중계’라는 문구가 적힌 화면을 내보냈다.

티빙이 하이라이트 영상을 너무 늦게 올려 야구팬들에게 비판을 받은 것과 광고요금제를 홍보하는 것 등을 ‘저격’한 것으로 읽힌다.

티빙이 가지고 있는 중계권을 쿠팡플레이에 넘겨야 하는 것도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티빙이 중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4년 동안 쿠팡플레이가 독일 분데스리가를 독점 중계한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K-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포뮬러1 등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2025년부터 4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주관하는 모든 경기에 대한 뉴미디어 중계권도 가진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은 스포티비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업계에서는 스포티비 중계권 계약이 끝나는 2025-26 시즌부터 쿠팡플레이가 중계권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 전문 플랫폼 입지를 굳히고 있고 팬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으면서 티빙으로서는 프로야구 중계에 대한 논란이 더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스포츠 중계에 대한 비교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티빙-네이버, 티빙-쿠팡플레이를 비교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도 프로야구 중계 당시 야구팬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지나고보니 그때가 좋았다’는 얘기가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팬덤이 엄청나기 때문에 중계에 대해서도 민감한데 티빙이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바라봤다.

일각에서는 티빙에게도 아직 기회가 남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티빙도 쿠팡플레이처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처음 선보일 때는 비판이 많았다. 서버 상태가 좋을 때도 영상 지연이 30초 이상 발생했다. 서버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1,2분 이상 지연이 생겼다. EPL 경기를 중계할 때는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있었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 초반 논란이 됐던 하이라이트 영상 제작을 맡았던 CJ올리브네트웍스와 계약을 해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티빙과 계약하기 전까지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 관련 서비스를 진행한 적이 없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23일 개막한다. 티빙이 CJ올리브네트웍스와 계약을 끝내고 서비스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