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SK 포스코 포함 대기업 '그린워싱' 비판, "사회적 책임 다해야"

▲ 11일 기후솔루션 구성원들이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녹색 프리미엄을 활용한 그린워싱 행위 규탄 행동에 나섰다.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대기업이 전력 사용분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악용해 자사 제품을 친환경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비판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SK와 포스코 등 대기업이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저탄소라고 홍보한 광고가 그린워싱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린워싱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친환경 위장 표시 및 광고 행위를 의미한다. 환경부는 기업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보증할 수 있는 국내외 인증이나 수상 경력 등을 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녹색 프리미엄이란 전기를 소비한 사업자가 기존 전기요금에 프리미엄을 붙여 전기를 구매하는 대신 자발적으로 납부금액을 약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인받는 제도다.

한국은 기업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많이 채택하고 있다. 2022년 5월 기준 K-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수단 가운데 녹색 프리미엄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였다.

녹색 프리미엄으로 감축한 온실가스 실적은 프리미엄을 납부한 사업자가 아닌 발전사업자의 감축분으로 인정된다. 중복 계산도 허용되지 않아 전기를 구매한 기업들의 감축 실적으로 집계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가 사용된 것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저탄소 제품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SK, SK실트론,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텔레콤, SK하이닉스, 포스코, 포스코홀딩스 등 8개 기업이 표시광고법 및 환경기술산업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했다.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저탄소 철강제품 중심 판매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발표하며 ‘국내 최초 탄소저감 브랜드 제품 출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해당 제품군 생산을 위해 녹색 프리미엄을 납부한 점을 강조했다.

SK는 SK엔무브의 저탄소 윤활유 등 탄소감축 관련 그린워싱 광고로 수차례 행정지도를 받은 바 있다.

기후솔루션은 SK가 이런 전례를 겪었음에도 계열사에서 탄소 감축 효과가 없는 녹색 프리미엄을 구매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했다는 부당 광고를 내보내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김건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표방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탄소배출 저감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직접 PPA와 같은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을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