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활용' 그로크 AI반도체 잠재력 주목, 엔비디아 AMD와 차별화

▲ 그로크 인공지능 반도체가 서비스 구동에 특화한 기술로 엔비디아와 AMD의 GPU 기반 제품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로크의 언어 처리장치(LPU)를 활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시연 화면. <그로크>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4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고객사로 합류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기술력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로크는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주로 사용되는 엔비디아와 AMD 등 기업의 제품과 달리 관련 서비스를 구동하는 데 최적화된 반도체로 차별화를 노린다.

IT전문지 테크레이더는 28일 “그로크의 초고속 언어처리장치(LPU)는 거대 언어모델에 특화한 첫 프로세서”라며 “인공지능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로크는 구글에서 자체 프로세서 ‘텐서’ 시리즈 설계를 담당하던 엔지니어 조너선 로스가 CEO를 맡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 전문 스타트업이다.

현재 사용되는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더 적합한 반도체를 개발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2016년 설립됐다.

그로크의 LPU는 거대 언어모델과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개발된 만큼 연산 효율성과 전력소모 등 측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실행할 때 기존에 사용되던 반도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엔비디아와 AMD 등 GPU 전문기업들이 내놓는 제품이다. 이는 인공지능 모델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주로 쓰인다.

반면 그로크의 반도체는 인공지능 학습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집중하는 쪽으로 특화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 이러한 경쟁사들과 차별화된다.

그로크는 현재 상용화한 1세대 LPU에 14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한다. 향후 출시가 예정된 2세대 제품에는 기술이 훨씬 발전한 4나노 공정 파운드리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그로크와 정식으로 협력을 맺고 4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그로크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로크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올해 말 가동을 앞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혔는데 그로크 인공지능 반도체로 수주 사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크 제품이 반도체 및 인공지능 업계에서 주목받을수록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위탁생산 물량 증가 및 기술력 홍보 측면에서 보게 될 수혜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IT전문지 톰스가이드는 4나노 미세공정 기반의 그로크 반도체가 자율주행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잠재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톰스가이드는 “그로크는 우리가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이라며 인공지능 서비스 구동에 ‘병목현상’을 해결해 활용성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