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부상하는 컴퓨팅익스프레스링크(CXL) 신기술을 다음달 26일 발표한다.

회사는 최근 AI 반도체에 주로 쓰이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점유율 측면에서 다소 뒤지고 있는데, '포스트(post) HBM'으로 꼽히는 차세대 CXL 시장을 선점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CXL’ 신기술 내달 발표, 경계현 ‘포스트 HBM’ 주도권 잡는다

▲ 삼성전자가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신기술을 통해 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주도권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CXL 2.0 D램. 


26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월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반도체 학회인 ‘MEMCON 2024’에서 'CXL 혁신'을 주제로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을 발표하고, 상용화 계획을 밝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CXL D램은 기존 D램과 비교해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전송 대역폭이 넓고, 처리 지연 시간은 더 짧다.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을 필요한 만큼 확장할 수 있어, HBM에 이은 차기 AI 반도체용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CXL 2.0 D램 양산에 들어갔으며, 다양한 수요 기업들과 공급 협의를 진행하는 등 CXL D램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업용 리눅스 세계 1위 기업인 레드햇과 CXL D램 동작을 함께 검증하기도 했다.

CXL D램 시장은 기존 CXL 1.1 규격보다 확장성이 크게 개선된 CXL 2.0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시장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텔이 CXL 2.0 규격에 맞는 첫 중앙처리장치(CPU) 5세대 제온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CXL 메모리 시장은 2029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CXL D램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21년 5월 반도체 업계 최초로 CXL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확보했다.

2022년 5월에는 반도체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 D램을, 이듬해 5월에는 업계 최초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회사는 제2의 HBM으로 꼽히는 CXL에서 기술 우위를 다져, '메모리 초격차' 전략을 다시 한 번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최근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HBM은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리를 높인 메모리반도체로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4세대 제품인 HBM3도 생산하기 시작, 엔비디아에 먼저 제품을 공급하며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부터 HBM3E(5세대 HBM)가 출하되면서 올해에도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수익성 부문에서 모두 경쟁사(삼성전자)보다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