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삼성전자 넘고 '파운드리 2위' 목표 확고, 엔비디아 퀄컴 AMD에 러브콜

▲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2월22일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IFS 다이렉트커넥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2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대만 TSMC와 양강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첨단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력을 실제 성과로 이어내려면 대형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을 향한 인텔의 ‘러브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텔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21일 캘리포니아에서 파운드리 사업 설명회 ‘IFS 다이렉트커넥트’를 개최하고 그동안 거둔 성과 및 미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를 두고 인텔은 “2030년까지 파운드리 2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할 미세공정 기술 로드맵과 고객사 및 협력사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의 이러한 목표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에 버금가는 위치에 오르며 현재 2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인텔은 주로 경영진의 인터뷰 등 방식을 통해 파운드리 2위 목표를 밝혀 왔다. 이번에는 공식 발표자료에 이러한 내용을 담으며 더 확고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IFS 다이렉트커넥트를 통해 인텔은 2024년 이후 도입할 여러 파생 공정과 ASML 하이NA EUV 장비를 처음 활용하는 14A(1.4나노급) 미세공정 기술 상용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올해 말 양산하는 18A에 이어 14A 공정을 2026년부터 도입해 TSMC와 삼성전자에 모두 기술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인텔이 현재 미국과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규모는 100조 원을 넘는다. 그만큼 점유율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에서 실제로 점유율을 늘리려면 대량의 고객사 위탁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인텔은 현재까지 파운드리 및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서 누적 수주금액이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발표 당시와 비교해 약 50% 늘어난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날 행사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폭넓은 고객사 기반을 갖춰내겠다”며 엔비디아와 퀄컴, AMD 등 기업과 파운드리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 반도체와 데이터서버 및 PC용 프로세서를 비롯한 분야에서 인텔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업체에 해당한다.
 
인텔 삼성전자 넘고 '파운드리 2위' 목표 확고, 엔비디아 퀄컴 AMD에 러브콜

▲ 인텔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인텔>

인텔이 우수한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력 및 생산 경쟁력을 앞세워 경쟁사 반도체 위탁생산까지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 셈이다.

겔싱어는 인텔이 자체 반도체 설계사업 및 파운드리 사업을 확실하게 분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쟁사들이 기술 유출 등 가능성을 우려해 인텔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기 쉽지 않은 상황에도 충분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겔싱어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반도체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인텔 파운드리가 엔비디아, AMD, 구글, 아마존 등 여러 고객사에서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인텔이 이러한 의지를 앞세워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의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는 데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 업체에 등극할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들 기업은 현재 대부분의 주력 제품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이러한 대형 고객사 반도체 수주 성과를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자사가 보유한 여러 반도체 설계 관련 지식재산(IP)도 다수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번 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사 유치에 힘을 실었다.

겔싱어는 “TSMC는 뛰어난 파운드리 업체지만 인텔 역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발전을 위해 치열한 대결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