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정 회장은 감독 경질에 따른 위약금을 부담할지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내놨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한 책임 논란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협회 정몽규 “감독 경질 위약금 기여할 부분 고민, 선임 과정은 오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른 위약금에 어떻게 대응할지 묻자 “변호사와 상의해 봐야 한다”며 “혹시 금전적 부담이 생긴다면 회장으로서 재정적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최근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경질한 뒤에 발생하는 위약금은 최대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관련 책임을 두고 협회장직을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에는 에둘러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관해서는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벤투 감독도 당시 1,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한 뒤 3순위 후보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61명에서 20여 명으로 좁혀지다 5명의 우선순위 후보가 정해졌고 이후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우선순위 2명의 2차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4선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에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제가 2018년도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까지 제한하도록 협회 정관을 바꿨지만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표팀 주축 선수들 사이 불거진 불화설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추측을 자제하고 봉합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축구협회가 대표님 내부의 일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거의 50명의 남자선수들이 최소 40일 이상 계속 합숙을 하면서 120분 경기를 연속해서 했고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럴 때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면 젊은 선수들의 상처가 더 커질 수 있어 팬분들이 도와줘야 할 때다”고 요청했다.

선수들의 징계를 놓고는 “(대표팀 선수들이) 우리 소속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소집을 안하는 징계밖에 없다고 보고 새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이 방안을 잘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는 대표팀 감독의 중요한 덕목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을 ‘잘못된 선임’이라며 1년을 낭비했다는 기자의 지적에 정 회장은 “종합적 책임은 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며 “앞으로 그 원인에 관해 자세히 평가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정 회장은 질의응답에 앞선 발표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 회장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팬, 축구인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아시안컵 뒤 전력강화위원회 등을 통해 전반적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축구 국가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팀을 넘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그 에너지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팀”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와 대표팀의 전반적 시스템을 정비하고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기 위한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한 때”라며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해 2026년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가기 위한 차기 감독 선임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관련해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마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