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확장현실(XR)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XR 기기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비전 프로’를 출시한 애플을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잠잠했던 LG전자도 XR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 XR시장 급성장, 애플·삼성전자 이어 LG전자도 참전 ‘초기 주도권 경쟁'

▲ 애플이 2월2일 출시한 XR 기기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체험하는 모습. <애플>


16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월2일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XR 기기 시장 개화도 앞당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XR 기기 출하량이 2022년 약 3000만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3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의 하밋 싱 윌리아 연구원은 “애플 비전프로의 높은 가격 부담에도 기술을 시험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 세계 XR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자체 개발한 XR 기기인 ‘삼성 인피니트’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지난해 2월 언팩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협업해 X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폭넓게 확보한 협력사들에 힘입어 △이미지센서 △거리측정 센서 △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플렉스 매직’ 기술은 XR 기기 등에 적용돼 제품 사용에 따른 울렁증을 최소화한다.

LG전자도 퀄컴과 손잡고 XR 기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AR1 1세대’ 칩셋을 적용한 스마트 글래스(안경 형태의 XR 기기)를 내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조직개편에서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담당을 신설하고 관련 전문가를 채용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CES 2024에서 “XR 기기가 HE사업본부로 넘어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업이 가시화됐다는 의미”라며 “현재 파트너 협업 모델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XR시장 급성장, 애플·삼성전자 이어 LG전자도 참전 ‘초기 주도권 경쟁'

▲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전망한 세계 XR 기기 시장 성장 추이.


메타를 비롯해 XR 기기의 선발주자로 꼽히는 해외 업체들도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제품을 마련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3분기 XR 기기 시장 점유율 49%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으로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을 출시할 예정이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레이밴은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는 인류가 지금까지 생산한 제품 중 가장 진보된 제품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헀다.

점유율 30% 수준으로 메타를 추격하고 있는 소니도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XR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문가용 XR 기기와 전용 콘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켄이치로 요시다 소니코리아 CEO는 "이 시스템은 주로 3D를 다루는 전문가를 위해 만들어졌다"며 "패스스루 기능을 통해 보이는 현실 공간에 가상의 오브젝트를 겹쳐서 직관적으로 창작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중국 업체 가운데는 피코가 비전 프로의 대항마로 내세울 하이엔드 X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피코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산하 기업으로 중국 1위 XR 기기 업체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