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주가 '엔비디아 같은 별의 순간' 오나, 고평가 시각에도 성장 잠재력 주목

▲ ARM이 엔비디아와 같이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통해 높아진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시점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RM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 ARM >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핵심 수혜주로 떠올라 엔비디아와 같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시점이 다가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ARM의 현재 실적 및 전망치를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이어지면서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16일 미국 CNBC에 따르면 ARM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으로 인공지능 열풍에 따른 소액 투자자들의 과도한 관심과 상장 주식의 희소성 등 요소가 꼽히고 있다.

ARM 주가는 최근 실적발표 뒤 큰 변동폭을 나타내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8일 하루만에 약 48%, 12일 29%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고 13일에는 약 20% 떨어졌다. 14일과 15일에는 각각 5%대 상승세를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CNBC에 따르면 ARM 주가는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를 두고 계산한 주가수익비율(P/E)의 90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에 해당하는 엔비디아 주가수익률이 33배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심각하게 고평가된 수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증권사 니덤은 CNBC를 통해 “ARM의 펀더멘털은 현재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주가 상승을 주도한 다른 요인들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선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ARM 상장주식 수가 비교적 적다는 점이 지목됐다.

ARM 모회사 소프트뱅크는 현재 약 90%에 이르는 ARM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시에 상장한 주식수는 소수 비중에 그친다.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ARM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도 불투명한 만큼 투자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BC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 급등을 주도했던 인공지능 열풍도 ARM을 향한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 주가가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이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ARM에 쏠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 니덤은 ARM의 현재 사업에 인공지능과 관련된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현재 주가 상승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엔비디아 역시 한때는 이러한 투자 열풍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기업으로 지목됐지만 곧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가치를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전문지 시킹알파는 ARM 역시 이러한 시점을 맞는 ‘엔비디아 모멘트’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시킹알파는 ARM의 현재 주가가 단순한 거품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지만 ARM의 실적 전망치가 다수 보수적인 수준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RM이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갖추고 있어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에 받는 라이선스 비용을 인상할 잠재력이 있다는 점도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ARM 주가가 일방적인 고평가 상태에 놓였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킹알파는 “ARM 주가는 거품에 가깝게 상승했지만 엔비디아 모멘트를 맞이할 잠재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소액 투자 등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